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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마하티르 16년만의 장기휴가 이유 놓고 추측 무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 19일 두달간의 일정으로 장기휴가를 떠난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의 진짜 휴가이유가 무엇이냐를 놓고 억측이 분분하다.

워크홀릭(일 중독자)으로 알려진 그가 중차대한 국사들을 뒤로 제쳐놓고 갑작스레,그것도 장기간 휴가를 가게된데는 뭔가 심상치 않은 배경이 있지 않느냐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시나리오들이다.마하티르가 81년 7월 집권한 이후 3주이상 휴가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항간에 떠도는 수다한 루머중에는 우선 건강악화설이 있다.

최근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치료휴가를 떠났다는 것이다.지난 89년 심장수술을 받은 병력(病歷)이 있는 마하티르는 그후 기회있을 때마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려 노력해왔다.이같은 설에 대해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총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휴가를 즐길 권리가 있다.건강과는 아무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두번째는 그의 조기은퇴설이다.

그는 지난 95년 임기(2000년)전에 조기 은퇴할 의사를 비춘 적이 있으며 그후 정치권에서는 갖가지 대권승계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임기중 후계자로 가장 유력시되는 안와르 이브라힘 부총리겸 재무장관에게 총리자리를 물려주고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처럼 2선으로 물러 나는 것. 바로 이번 휴가가 대권승계를 앞두고 안와르 부총리의'지도자 가능성'을 최종 시험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이같은 설을 펴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세번째는 두번째와는 정반대 설이다.

마하티르가 안와르부총리를 제거하기 위해 일부러 덫을 만들었다는 것이다.휴가기간중 안와르에게 전권을 맡기고 문책거리를 잡아 실각시킨다는 수순이다.이런 루머는 최근들어 마하티르와 안와르의 사이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전하는 측근 인사들의 관측이다.

마하티르는 82년 운동권 출신이었던 안와르 부총리를 영입,그동안 자신의 후계자로 키워온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안와르의 추종세력들이 마하티르에게 조기 권력이양을 요청하면서 사이가 급격히 소원해졌다는 것이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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