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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남아프리카공화국 - 선시티 (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아주 먼 옛날 북아프리카에 한 유목민족이 살고 있었다.이들은 신의 축복을 받은 약속의 땅을 찾아 남으로 남으로 발길을 옮겼다.햇볕이 따사롭게 비추고 맑은 물이 샘솟는 곳.지구상의 낙원이라 여긴 유목민은 이곳에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풍요로운 생활을 했다.

그러나 좋은 시절도 잠시,그들이 살던 곳에는 어느날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굉음이 천지를 진동했다.뒤이어 대지가 갈라지면서 그들의 찬란한 문화는 땅속으로 모습을 감췄다.이 땅에 평화가 오는 날 찬란했던 문화는 다시 나타날 것이다.

원주민들은 아직도 이 전설을 굳게 믿고 있다.

전설속에 전해오던'로스트시티(잃어버린 도시)'에 지난 92년'선시티(태양의 도시)'가 세워졌다.원주민들은 2천여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신의 땅 위에 만든 인간의 최고 걸작품을 보게 됐다.

선시티는 카지노와 대형극장이 들어선 종합오락장을 중심으로 4개의 호텔(팰리스.캐스케이드.카바나스.메인호텔)과 2개의 골프코스,워터파크등을 갖춘 아프리카 최고의 매머드 리조트. 그중 팰리스호텔은 유럽의 고성을 옮겨다 놓은듯 웅장하다.대형 코끼리와 표범.기린등 실물크기의 동상들,부대식당과 호화스러운 장식품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2의 인공파도속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와'세월의 다리'는 디즈니랜드를 옮겨다 놓은듯 하다.

종합오락장으로 연결되는 세월의 다리에는 실물 크기의 코끼리 동상과 각종 동물이 조각된 거대한 바위가 늘어서 있다.모락모락 연기가 피어나고 땅이 꺼지는듯한 굉음속에 실제 지진이 일어나는 모습을 재현한 이벤트가 매시간 열린다.

골프코스는 남아공화국의 유명골퍼인 게리 플레이어가 디자인했다.로스트시티 CC의 13번홀(파3).티마운드와 그린사이에 연못이 가로질러 있다.

그곳에는 32마리의 악어가 비기너들의 공을 기다리고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대형극장에서는 티나 터너.마이클 잭슨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모창공연이 매일 저녁 펼쳐진다.단지내 모든 건물은 모노레일과 셔틀버스가 무료로 연결시켜 준다.

선시티는 남아공화국의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1백50㎞ 거리에 있다.

2억8천만달러(약 2천5백억원)의 공사비에 3천만개의 벽돌과 3천3백의 강철이 소요돼 28개월만에 완공했으니 규모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선시티는 선그룹이 버려진 황무지 위에 과학문명으로 일궈낸 리조트시설이다.

선그룹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에 많은 카지노를 운영하는 업체다.이들의 당초 계획은 카지노를 요하네스버그에 세우려 했다.

그러나 당시 남아공화국에서는 카지노산업이 불법이었다.

그래서 남아공화국내 독립국중 하나였던 보푸타츠와나가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벌여 현재의 위치에 건설되게 됐다.보푸타츠와나는 현재 남아공화국의 노스웨스트 프로빈스주다.

눈썹달이 살짝 걸쳐 있는 나뭇가지 사이로 남국의 별들이 우수수 쏟아진다.팰리스호텔 중앙에 있는 높이 70의 탑에서는 횃불이 밤을 밝히고 붉은 나트륨등에 비친 벽면의 조각은 신비스러움마저 감돈다.그 어둠속을 비집고 원주민들의 꿈인 로스트시티의 잃어버린 옛 유산이 소리없이 다가온다. 남아공화국=김세준 기자

<사진설명>

원주민들의 전설속에 새롭게 태어난 선시티.워터파크 뒤편으로 팰리스호텔의 웅장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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