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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차원 벗어나 매출연계 총력 - 국내기업 스포츠마케팅 수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타이거 우즈의 신화(神話)를 잡아라.'미국 나이키사의 골프의류사업이 골프계의 신동 타이거 우즈와 손잡은 이후 1년만에 업계 선두로 급부상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인식변화가 일고 있다.국내기업들은 최근 스포츠단 운영을 비롯해 경기장 광고.대회협찬등 단순한 기업홍보 차원의 스포츠마케팅에서 벗어나 매출신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국제화.대규모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들이 스포츠마케팅에 쏟아붓는

돈은 연간 1천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현대.LG.대우.선경등 국내 5대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팀만

39개팀에 이르고 9개 경기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가 한.일 공동개최로 결정됨에 따라 기업들은

월드컵 특수(特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그룹들은 계열광고대행사에 스포츠마케팅 전담팀까지

구성해 월드컵 사업권 잡기에 나서고 있다.

전자업계는 월드컵대회를 TV.VCR등 차세대 제품의 시장선점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며 식음료.스포츠용품업체들은 공식후원 업체로 지정받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건설업계 역시 월드컵대회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수요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수주경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기업들은 이같은 국내

스포츠마케팅 외에 해외시장에서의 스포츠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소극적인 스포츠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경기전체의 스폰서를

떠맡거나 경기팀을 인수하는등의 활동을 통해 해외시장을 잡아나가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코카콜라.맥도널드.비자.코닥등 11개 세계 일류기업과 함께 올림픽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올림픽 엠블렘등 각종 로고의 독점적 사용은 물론

세계시장에서'글로벌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2월 유럽에서 손꼽히는 겨울 육상대회인'부다페스트 국제

실내육상대회'를'삼성컵 실내육상대회'로 이름 붙여 헝가리에서 개최했다.이대회에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 1천5백 달리기에서 금메달을 딴 프랑스의 장갈피온을 비롯해 세계적인 스타급 육상선수들이 대거 출전,성가를 높였다.

또 삼성은 지난해부터 루마니아에서 20만달러 규모의'삼성컵 축구대회'를

열고 있고 동유럽을 순회하며 연인원 24만명이 참가하는 1백만달러

규모의'러닝 페스티벌'도 주관하고 있다.

삼성은 이밖에도 불가리아.폴란드의 프로축구팀에게 연간 10만달러씩

지원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91,94년 배구 월드리그에 각각 25만달러를 지원한데 이어

올해에는 50만달러를 출연키로 했다.현대자동차는 독일 명문 프로축구팀인

함부르크SV에 연간 1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이밖에도 현대그룹은 지난

95년부터 덴마크 축구팀 AGF를 후원한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스웨덴 축구팀 AIK도 지원을 시작했다.

대우그룹은 동유럽 진출의 근거지인 폴란드에서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축구라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에도 프로리그에서 준우승한

명문축구팀'레기아'를 지난 2월 인수했다.

또 대우그룹은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소속인 몽트리에 에로트팀에

해치백 승용차'넥시아'20대를 후원하고 선수들의 유니폼에 대우마크를

새겼다.독일 축구팀 한자 로스토크에도 연간 3백30만마르크를 후원하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베이 컬로니CC에서 1백만달러가

걸린'LG챔피언십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미국의 프로골프대회에서 국내기업이 공식 후원.주관하기는 처음인 이

대회에는 게리 플레이어.치치 로드리게스등 정상급 시니어 프로골퍼

80여명이 참가했다.

LG그룹 관계자는“이 대회가 스포츠 전문방송인 ESPN을 통해 생중계됐기

때문에 LG로고가 방영된 시간등을 감안할 때 5백만달러 이상의 광고효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금호그룹은 지난달말 중국 톈진(天津)시에 타이어공장을 만들면서 톈진시의

여자배구팀을 인수,톈진금호타이어 여자배구단을 창설했다.

이원우(李元佑)홍보담당 부사장은“평균신장이 180㎝에 이르는 미녀

15명으로 구성된 이 배구단은 중국 각 도시를 돌며 16개 구단과 원정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광고효과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이같이 국내 기업들이

스포츠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전문인력이나 인재양성기관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미국은 67년 오하이오대에 스포츠마케팅 강좌가 첫

개설된 이후 현재 1백50개 대학에 강좌를 개설해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광고회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스포츠마케팅팀이 조직된

것은 94년부터.또 현재 스포츠마케팅 강좌가 개설된 대학은

국민대.한국체대.수원대등 3곳 뿐이다.특히 국내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은

인기종목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치조(金治照)한국스포츠마케팅연구소장은“인기종목보다 기업 이미지에

맞는 종목 선택이 스포츠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金소장은“타이거 우즈는 골프라는 개인경기에서 엄청난 마케팅효과를

불러 일으킴으로써'얼마를 스포츠마케팅에 사용할 것인가'보다'어디에

스폰서링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있다”고 설명했다.

국내기업들도 스포츠마케팅을 매출 증대로 연결시키기 위해 기업의

독자적인 경영전략과 맞아 떨어지는 스포츠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수호 기자

스포츠마케팅 기업이 스포츠에 대한 재정.서비스등의 지원을

통해 마케팅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각종 활동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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