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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유래>마포 신수동 - 조선때 솥.농기구 만드는 집 밀집된 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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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마포구신수동은 옛 이름'수철리(水鐵里)'에서 유래된 동명이다.'수철'이란'물+쇠'의 한자식 표기로 신수동109~110 일대를 지금도'무쇠막'또는'무수막'이라고 부르듯 이곳에 달군 쇠를 물에 식혀 솥과 농기구등을 만드는'막(집)'즉 공장이 있었던데서 비롯됐다.

대장간에서 쇳물을 붓는 밑바탕 틀을'바탕'이라고 하는데 바탕이 있던 신수동109 일대를 지금도'바탕거리'라 하고 그 시절 무쇠막에서 쓴 탓에'바탕우물'이라 불리는 우물이 남아있는 것을 보아도 잘 알수 있다.조선시대 한성부 성외지역으로 서부 서강방 소속 신수철리계(新水鐵里契)로 불리다 36년 일제에 의해 신수정(町)으로 바뀌었던 것을 광복뒤인 46년 우리식으로 고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현재 성결교회가 있는 신수동202의3일대 구릉을'박석고개'라 부르는데 무수막에 있던 한 순박한 장사 대장장이의 슬픈 전설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주인공은 천하장사인데다 축지법까지 쓸줄 알면서도 마음씨가 무던해 평범한 대장일을 하며 노부모를 모시고 살던 순둥이 이서방.요즘 말로 간판이 안좋은 탓에 늦장가를 든 뒤 때마침 만강노들(노량진)에서 굿판이 벌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노부모를 구경보내드린 것이 죽음에 이르는 탈이 돼버렸다.색시도 굿판 구경을 못가 안달이 나는 눈치라 그때껏 감춰온 축지법을 이용해 부모 몰래 함께 구경을 다녀왔는데 시치미를 떼기로 했던 색시가 그만 입의 근질거림을 참지못해 시부모에게 남편의 비밀을 털어놓게됐고 금세 동네방네 소문이 나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비범한 인물은 반역할 우려가 있다하여 씨를 말리던 시절인만큼 급기야 이서방에 대한 긴급체포장이 발부되고 결국 붙잡혀 처형된 뒤 산마루에 묻히게 됐다.얼마후 이 무덤에서는 지축을 뒤흔드는 통한의 포효와 함께 한마리의 용마가 하늘로 날아오르니 이때 주변에 있던 온갖 바위가'박삭박삭'부서져버렸다.이때의 형상이 한입 두입 건너 전해지면서'박석'고개가 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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