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대통령 글씨 인터넷 경매에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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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즉시 구매가 5000만원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1989년 한 음식점에서 쓴 글.

시작가 2000만원(왼쪽)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 당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에게 써준 글로 ‘힘을 모아 새롭게 하고, 민족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시작가 500만원(오른쪽)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8년 민주연합청백동지회란 모임에 써준 글.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하늘같이 사람을 섬기라’는 뜻이다.

▶ 최규하 전 대통령이 쓴 글이지만 글을 쓴 시기나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스승의 길은 맑고 바르다’는 뜻이다.

전.현직 대통령이 붓으로 쓴 친필 휘호들이 최근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 매물로 올라왔다.

노무현 대통령의 휘호는 경매가 진행 중이다. 500만원에 시작된 경매는 5일 밤까지 계속된다. 5000만원을 내면 즉시 구매할 수 있다.

이 휘호는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1989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음식점을 방문해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쓴 것이다.

매물을 내놓은 이 음식점 주인 이모(53)씨는 "당시 청문회 스타로 유명해진 노 대통령이 식사를 마친 뒤, 글씨를 부탁했으나 처음에는 재주가 없다며 사양하다가 결국 붓과 벼루를 가져와 조르자 써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79년에 쓴 휘호도 주인을 찾고 있다. 당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들을 위해 쓴 것으로 가로 44cm, 세로 80cm 크기에 '總和維新 民族中興'(총화유신 민족중흥)이란 글자가 써 있다.

매물을 내놓은 대구에 사는 김모(40)씨는 "당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이던 부친이 청와대 만찬에 참석했다가 박 전 대통령에게서 직접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4일 밤까지 시작가 2000만원부터 경매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규하 전 대통령이 쓴 '師道淸正'(사도청정) 휘호도 올라와 있다. 언제 쓴 것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가격은 소유자에게 문의하도록 돼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敬天愛人 事人如天'(경천애인 사인여천)이라고 적은 가로 40cm, 세로 80cm 크기의 글씨도 최근 매물로 나왔다. 78년 쓴 이 글씨에는 '축 민주연합청백동지회'라는 문구가 옆에 있다. 시작가 500만원에 매물로 나왔으나 주인을 찾지 못해 현재는 경매가 종료된 상태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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