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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愛발견/셀러리] 패러디 광고 속 ‘셀러리 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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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광고계를 주름잡겠다는 포부가 가득했던 대학 시절. 광고 동아리 활동은 제 대학생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광고 매력에 푹 빠져 미팅 한 번 못 해보고 1학년 1학기를 마무리하던 어느 날 ‘가을 축제 때 상영할 패러디 광고 작품 제출’이라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한 달 안에 기획·촬영·편집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였지만 의욕만큼은 ‘칸 국제광고제’의 입상을 노릴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 이슈가 되었던 ‘웰빙’을 주제로 광고 제작을 하기로 했습니다. S라인 몸매의 모델이 셀러리 위에 마요네즈를 예쁘게 얹어 베어 먹는 마요네즈 광고를 재현하기로 한 거죠. 이 광고에 모델로 뽑혔습니다. 일부에선 S라인이 아니라며 반발하기도 했지만 차선책이 없던 터라 당당히 모델로 선발됐죠. 소품 담당까지 겸하고 있던 저는 셀러리를 준비하기 위해 촬영 한 시간 전에 마트로 향해 수입농산물 코너로 직행했습니다. 오렌지, 아보카도, 브로콜리…. ‘어? 왜 셀러리는 없지?’ 이리 뒤지고 저리 뒤져도 셀러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메이크업 할 시간도 없는데…’ 모델까지 자청한 터라 마음은 더욱 급해졌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물었습니다. “학생 뭐 찾아요?” “네? 미나리처럼 길쭉하고 마요네즈 광고에 나오는…” 장황하게 설명하는 제게 아주머니는 “국산 농산물 코너로 가 봐요”하고 알려줬습니다.

조명이 켜지고 셀러리를 “아삭” 베어 물었습니다. 씁쓸하면서도 시원한 맛. 한여름에 뜨거운 조명까지 더해진 촬영장의 더위를 잊게 해주더군요. 생초보 모델답게 수십 번의 NG를 냈지만 셀러리 맛에 거부감 없이 촬영을 마쳤습니다. 드디어 가을 축제. 힘들게 촬영한 만큼 광고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고, 저는 ‘패러디 광고의 셀러리 여인’이라는 뜻에 ‘팰러리’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장보람(27·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중앙일보 week&과 빕스 레스토랑이 공동으로 안심 먹거리 캠페인 ‘자연愛발견’을 진행합니다. 매주 우리 땅의 농산물 한 가지를 골라 그와 관련된 재미난 사연을 찾습니다. 접수는 빕스 홈페이지(www.ivips.co.kr)에서 받으며, 당선작은 30만원 상당의 빕스 외식상품권을 증정합니다. 다음 주 주제는 ‘귤’입니다. 02-3210-9672.

협찬:V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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