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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영화>'에로티끄' '보카보카' 두편 내달 개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성적인 욕망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상업적 의도가 있든 없든 포르노그래피라고 비난받기 일쑤다.

그러나 5월에 개봉되는 미국 독립영화 '에로티끄'(17일)와 스페인 영화 '보카보카'(3일)는 낯 뜨거울 정도의 섹스 담론을 보여주면서도 저질 섹스코미디와는 다른 생각할만한 점들을 여러 각도에서 제시해준다.

'에로티끄'에서 리치 보덴(미국).모니카 트뢰트(독일).클라라 로(홍콩)등 3명의 여류감독들은 각 지역의 특성이 배어있는 섹스에 대한 정의를 시도한다.

폰섹스업을 하는 여자의 성애에 대한 환상파괴,남성 지배적인 섹스 관행에 대한 레스비언들의 보복,전통적인 성욕을 탐구하면서 정체성을 찾아보려는 노력등을 담은 3개의 에피소드를 공통적으로'섹스와 에로티시즘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보카보카'는 폰섹스로 만난 동성연애 행각이 뜻하지 않은 음모에 휩쓸려 반전을 거듭하다 순정적 사랑으로 끝을 맺는 섹스 코미디다.

영화에서 주고받는 대화들이 적나라한데다 동성애와 이성애가 섞이는 예기치 못하는 상황 설정으로 섹스에 대해 솔직하게 자기표명을 하지 못했던 관객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입에서 입으로'라는 뜻인'보카보카'는 작품중에서 여주인공이 스트립댄서로 일하는 클럽의 이름이기도 하나,섹스에 대한 담론과 메시지를'입에서 입으로'전한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들 영화의 대사들을 번역한 한글 자막은 실제보다 매우 순화시키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섹스의 담론들이 값싸게 보이거나 보기 싫을 정도로 추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근본적 욕망을 진솔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채규진 기자

<사진설명>

섹스의 담론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과감하게 드러내주는'보카보카'와'에로티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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