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삶과 꿈 싱어즈 창작곡 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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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삶과 꿈 싱어즈가 창단 3주년을 맞아 그동안 매년 두차례씩 개최해온 정기연주회에서 초연했던 국내 창작곡들을 한 무대에 올렸다(25일 호암아트홀). 이날 초연된 박동욱의'평화'는 인성(人聲)과 피아노.타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작곡자가 직접 작사자.연주자로 참여했다.객석 2층에서 핸드벨을 연주하는등 평화의 메시지 전달에 성공했고 인성의 타악기적 효과를 극대화시켜 다채로운 음색을 선보였다.그러나 정작 합창부분의 짜임새가 나머지 부분에 비해 느슨해 음향효과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았다.

함께 연주된 이영자의'새가 부르는 아리랑',나인용의'청산별곡',이영조의'동동',이건용의'이사야의 노래',공석준의'비옹사옹'에서는 전통과 현대,그리고 연주자.청중과의 교감이라는 명제를 놓고 고민하는 한국의 작곡가상(像)을 엿볼 수 있었다.대부분의 작품이 음악적인 짜임새나 구성면에서 13명 규모의 체임버 싱어즈가 소화하기에는 힘들었다.독창자 못지않는 연주기량이 뒷받침되지도 않았지만 체임버 싱어즈 특유의 섬세한 뉘앙스를 살려낼 수 있는 작품도 별로 없었다.초연의 기록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차례 연주해 자기 레퍼토리로 삼는 과정이 필요하다.그런 뜻에서 이날 공연의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삶과 꿈 싱어즈는 5월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제2회 메세나음악회에 출연,박동욱의'평화'를 연주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설명>

창단이후 위촉 초연해온 국내 작곡가의 창작곡만으로 무대를 꾸민 삶과 꿈 싱어즈의 25일 호암아트홀 공연 모습. 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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