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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연맹 물갈이를” 뜨거운 회장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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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수영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20·단국대) 덕분에 최고의 황금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는 어둡다. 대한수영연맹 행정이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영연맹은 일부 관계자들의 공금 횡령 혐의로 지난해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어수선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영연맹 차기 회장을 뽑는 선거가 1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다. 2000년 2월 취임한 심홍택(55) 회장이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하는 가운데 전에 없이 선거전이 뜨겁다.

김기성(61) 서울시의회 의장, 3선 국회의원 출신 장경우(67) 한국캠핑캐라바닝연맹 총재도 6일 회장 후보로 등록했다. 심 회장은 지난 2000년 처음 회장직을 맡을 때와 2005년 재임 때 모두 경선 없이 단독 추대됐다. 유명 인사들과 경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 회장은 현 회장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사가 지난해 말 모두 최종 부도처리된 데다 연맹 집행부 간부들이 횡령 혐의로 기소유예가 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도전장을 낸 김기성 의장은 전임 대표팀 지도자 등으로 구성된 ‘수영개혁위원회(수개위)’에서 추대한 인물로 “연맹의 재정을 확보할 자신이 있고, 수영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고 출사표를 냈다. 수개위는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심 회장이 한국신기록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연 3억원 출연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각종 국제대회에 수영과 무관한 인물을 동행하는 등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 박석기 전 경영대표팀 감독은 “수영연맹이 베이징 올림픽 직후 박태환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생색을 냈지만 정작 다른 선수들에게는 ‘추후에 돈을 주겠다’는 증서만 남발했다”고 말했다. 장경우 총재도 지지 기반을 자신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박태환의 등장과 맞물려 수영연맹 회장 선거가 뜨거워진 셈이다.

그러나 수영인들이 현 연맹 집행부가 문제가 있다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표를 한 곳에 모으지 못해 선거 결과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차기 회장은 21명의 연맹 대의원 가운데 과반수 이상의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된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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