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종금간의 대립으로 자칫 파행을 겪을뻔한 부도방지협약이 은행의 양보로 일단 모양새를 갖춘채 가동됐다.이에 따라 진로는 8백4억원의 긴급자금으로 앞으로 3개월간은 도산위기를 면해 연명할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은 일단 진로가 쓰러지지 않게 버팀목으로 세워둔뒤 평가기관의 분석을 토대로 더 돈을 넣어 살릴 것이냐,정리할 것이냐를 종금사와 함께 정하게 된다.
이로써 진로그룹의 장래는 오는 7월말의 제2차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에서 결판나게 됐다.이 회의의 결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신용평가기관의 기업평가보고서▶진로의 자구노력 이행실적▶㈜진로등 자금순환이 좋은 기업의 영업실적등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업.서울.제일은행등 진로계열사들의 주거래은행들에서는 ㈜진로등 현금수입이 좋은 기업은 살리되 나머지는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쪽으로 실무진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진호(張震浩)회장이 정상화추진대상 6개사 가운데 1~2개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도 은행측의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진로는 긴급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주식담보와 주식포기각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경영권을 반쯤 내놓은 셈이다.따라서 은행의 이같은 결정이 나오면 張회장의 경영권이 1백% 보장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좋은 기업만 놓아두고 어려운 기업들을 정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채권은행들의 고민이다.계열사들 사이에 빚보증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다른 계열사들을 정리할 경우 빚보증을 서준 ㈜진로까지 덤터기로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상화추진대상으로 지정받지 못한 계열사들의 자금압박도 무시못할 변수가 되고 있다.이들은 부도유예의 혜택을 받지 못하므로 돌아오는 어음을 못 막으면 그대로 부도가 나고 이때 보증을 서준 타 계열사에까지 파급효과가 연쇄적으로 미치기 때문이다.
남윤호 기자
<사진설명>사진설명>
진로의 채권금융기관들은 28일 오후 은행연합회에서 첫번째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를 열고 진로그룹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을 결정했다.이에 따라 진로는 일단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김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