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질서 구축 합의 - 중국.러시아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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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와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23일 크렘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새로운 세계질서 구축' 구상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이 성명은 미국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 새로운“다극적 세계”를 추구한다는 일관된 내용을 담고 있다.

성명은 미국에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맞서는 새 양극체제의 신호탄으로까지 해석되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21세기 세계의 운명을 결정지을 매우 중차대하며 역사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성명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확대를 겨냥해“우리는 냉전시대적 사고와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함께“다극적 세계질서를 모색해 나가는 것이 공동의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해 베이징(北京)에서 체결된 양국간'전략적 제휴관계'협정에 기초한 것이다.

江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중인 중국 외교부의 선궈팡(沈國放)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성명을 채택하려는 가장 주된 이유는 국제문제에 대한 양측의 관점이 같다는 점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두 나라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여전히 세계평화와 안전수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친의 공보담당 비서인 세르게이 야스트르젬스키도 이에 앞서“국제문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그 어떤 기도에도 반대한다는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이 성명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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