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미국 소비성향 실용적으로 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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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인들의 소비가 과거에 비해 보다 실용적으로 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난해 미국인들의 소비성향을 7년전인 89년과 비교분석한 결과 넓은 집이나 비싼 차 같은 과시적 소비가 줄어들고 건강관리.여가생활 같은 현실적인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중 미국인들의 연간 총소비는 15% 증가하고 의식주등 생활의 기본이 되는 소비의 비중은 전체 소득의 50%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소비의 내용은 크게 달라졌다.

과시적 소비경향이 강한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새차 구입에 7백36억달러를 소비했으나 이는 89년에 비해 28%(물가변동을 고려한 불변가격기준)가 줄어든 것이다.

미국인들은 또한 비싼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고급 레스토랑에 가는 대신 레저와 건강관리에 돈을 많이 쓰고 있다.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스포츠용품 소비는 지난해 1백70억달러를 기록,89년에 비해 무려 53%나 증가했다.35세 이상 연령층에서 건강을 위한 걷기나 조깅하는 사람은 1천7백만명으로 3년전에 30%나 늘었으며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

수도 4배가 늘어난 9백만명에 이르렀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지압.침술.요가등에 대한 소비도 팽창,미국인들은 지난해 이들 분야에 89년에 비해 무려 69%나 늘어난 9백80억달러를 쏟아부었다.반면 담배와 술에 대한 소비는 크게 줄어들어 담배소비는 7년전에

비해 19%나 감소했고 술소비는 1.7% 증가했으나 물가상승률 15%에 크게 못미쳐 사실상 줄어들었다.

생활용품 구입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가전용품과 어린이용품에 대한 소비가 크게 늘었다는 것.

TV.비디오등 가전용품 구매는 7년전에 비해 3배나 늘어났다.어린이방에 놓을 TV를 별도로 한대 더 산다든가 와이드TV 같은 문화생활과 관련된 소비가 늘었기 때문.장난감 구입도 39%나 늘어난 4백40억달러에 이르렀는데 이는 이

기간중 출산율이 크게 증가해 매년 4백만명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컴퓨터등 정보기기에 대한 소비도 급증해 이 기간에 30%이상 증가,지난해 1천3백억달러에 이르렀다.특히 최근 몇년간 인터넷 열풍에 힘입어 컴퓨터를 정보획득의 도구로 이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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