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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강경식 스타일 과천관가 화제 - 업무 거침없이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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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제부처가 모여있는 과천이 시끄럽다.지난달초 취임한 강경식(姜慶植)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의 독특한 업무 스타일 때문이다.

부임 첫날부터 엄청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바람에 실무자들은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

거침없이 밀어붙이는데다 내용도 파격적이다.초장에 금융실명제 보완과 재정 긴축,벤처기업 육성등 굵직굵직한 숙제들을 해치웠다.특히 금융실명제 보완은 대통령의 꾸중에도 아랑곳없이 전격적으로 실천에 옮겨나갔다.

과거 어느 부총리보다 마음이 바쁜 것도 姜부총리의 특색이다.7,8월 이후에는 대선 정국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어 제대로 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그래서 해야할 일을 오는 6월말까지 확정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금융개혁위원회 중기과제는 당초 7월에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姜부총리가 원해 5월말로 앞당겨졌다.금융실명제 대체입법안은 이달중 마련하고 공기업 민영화와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은 5월중에 각각 확정할 방침이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일이 진행되자 일부에서는 아슬아슬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姜부총리의 아이디어 가운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도 섞여있다는 것이다.예컨대 정부가 직접 산업대학을 만드는 것이나 신용금고 신설을 검토하는 것은 취지는 좋지만 간단히 성사될 문제가 아니다.의사결정도 특이하다.재경원내 부총리 특보팀의 본격 가동이 그것이다.김중수(金仲秀)특보-박병원(朴炳元)비서실장-김준일(金俊逸)자문관을 축으로 한 특보팀이 姜부총리의 아이디어를 일단 걸러낸다.

특보팀에서 알아본 결과 60~70%이상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구체적인 작업이 실무진으로 넘어간다.특히 매주 화요일마다 국무회의전 열리는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姜부총리는 이런 아이디어를 소개하고,다른 부처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실무 작업을 재경원에서 모두 틀어쥐지 않고,과감히 다른 부처로 넘기고 있다.예컨대 벤처기업 육성방안은 재경원이 배제된채 통산부에서 만들었다.기업을 보다 잘 아는 통산부가 만들어야 한다는 姜부총리의 뜻에 따른 것이다. 또 규제를 만드는 재경원회의전 열리는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姜부총리는 이런 아이디어를 소개하고,다른 부처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실무 작업을 재경원에서 모두 틀어쥐지 않고,과감히 다른 부처로 넘기고 있다.예컨대 벤처기업 육성방안은 재경원이 배제된채 통산부에서 만들었다.기업을 보다 잘 아는 통산부가 만들어야 한다는 姜부총리의 뜻에 따른 것이다. 또 규제를 만드는 재경원이 규제완화도 함께 맡고 있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규제개혁 기능을 공정거래위원회로 넘겨버렸다.

때문에 그동안 재경원의 위세에 눌려있던 다른 부처에서는 일할 맛 난다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하지만 많은 일이 위에서 서둘러 이뤄짐에 따라 정작 재경원 실무진은 姜부총리의 의중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얼마전 임창열(林昌烈)통산부장관이 발표한 벤처기업 주식 액면가 인하방침의 경우 재경원 금융정책실은 보도를 보고 알았을 정도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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