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식도 ‘위기 극복’ 모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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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힘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2009년이다. 2일 기업들의 이색 시무식이 곳곳에서 열렸다. 한국도로공사 류철호 사장中과 임직원들이 경기도 용인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 확장공사 현장에서 흙을 퍼내며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맨 위 사진). GS칼텍스 신입사원들이 서울 강남GS타워에서 위기극복 을 다짐하는 뮤지컬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左). 올림푸스 코리아 임직원 300여 명이 양재천변 걷기 시무식을 하고 있다. 김도훈 인턴기자, [연합뉴스]

2일 오전 7시25분 부산 백운포 앞바다의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충무공이순신함(4500t급) 갑판. 부산은행 본점 임직원 100여 명이 영하 3도의 추위 속,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에 서로의 몸을 의지한 채 넘실거리는 수평선을 주시했다. 수평선에 검붉은 기운이 퍼져가는가 싶더니 태양이 솟아올랐다.

“경제위기 극복, 국난 극복, 부산은행의 힘”. 이장호 행장이 선창하자 임직원들이 토막토막 받아 외친 뒤 “와~” 함성을 지르며 서로의 손·어깨를 맞잡았다. 이 행장은 “이 충무공이 12척 남은 배로 기울어가던 국운을 되돌렸듯, 올 한 해 세계적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자”는 내용의 신년사를 한 뒤 해군작전사령부에 1200만원의 위문금을 전달했다.

군함 위에서, 공사 현장에서, 거리에서….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기업·관공서마다 이색적인 시무식을 열고 힘차게 출발했다. 시무식은 ‘희망’과 ‘꿈’을 갖고 경제위기를 극복해나가자는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한국도로공사는 단골 시무식장이던 본사 강당을 벗어나 경기도 용인의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 확장 공사 현장에서 포클레인 등 중장비 20여 대를 늘어 세워 놓고 시무식을 했다. 이날 시무식을 신호로 88고속도로와 구마고속도로 확장 공사 착공에 들어갔다.

류철호 사장은 “예전에는 겨울철에 공사를 착공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쉬지 않고 공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시무식을 연초에, 공사 현장에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의 시무식장은 금성면 갈사만 경제자유구역 개발 현장이었다. 해병대 전우회원들이 보트 2대를 동원해 행사장 방파제에서 ‘경제자유구역 상륙작전’을 연출해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의지를 내보였다.

전국 512개 우체국에서는 집배원 1만6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9 집배원 발대식’을 열고 올해 업무를 시작했다. 집배원들은 발대식 후 ‘고객만족 향상’이라고 적힌 깃발을 휘날리며 오토바이로 거리를 누볐다. 또 이춘성 청장 등 충북경찰청 직원 170여 명은 청주 상당산성에서 ‘산상 시무식’을 열고 민생치안 확보로 경제 회복에 기여하자는 각오를 다졌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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