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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17cm 농구 재목 … “아직 크는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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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 농구계에 또 한 명의 수퍼 골리앗이 등장했다. 김병오(19·대전고2·사진)가 주인공이다. 현재 중고농구연맹에 등록돼 있는 그의 키는 2m15㎝. 지난해 10월 다시 재본 키는 2m17㎝다. 프로농구 국내 최장신 선수인 하승진(2m22㎝)이 그랬던 것처럼 키를 잴 수 있는 계측기가 없어 줄자로 키를 쟀다. 아직도 키가 크고 있기에 그의 실제 키는 2m17㎝를 넘을 것이란 게 주변 사람들의 말이다.

2일 김병오를 직접 만나보니 목이 아플 정도로 고개를 뒤로 젖혀야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키가 1m81㎝인 대전고 농구부 서순택 감독의 머리끝이 어깨에 겨우 닿을 정도다. 장신 선수인데도 균형 잡힌 몸매가 눈에 띄었다.

하승진의 아버지는 농구 센터를 했던 거인이고, 농구선수인 누나(하은주) 역시 키가 2m2㎝나 된다. 그러나 김병오의 부모(1m70㎝, 1m68㎝)와 여동생(1m58㎝)은 모두 키가 크지 않다. 김병오 역시 3.5㎏의 평범한 아이로 태어났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키가 쑥쑥 컸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3년에 키가 1m84㎝나 됐고, 이듬해인 2004년 유니폼이 멋지다는 이유로 농구를 시작했다.

김병오는 “중학교 2학년 때 키가 1m87㎝였는데 이후 매년 10㎝씩 컸다”고 말했다. 농구 선수로 뛰었지만 무릎 등 관절이 콩나물처럼 크는 키를 견디지 못해 이런저런 부상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고교 1학년 때부터는 재활훈련을 하느라 경기에도 거의 나가지 못했다. 그래서 몸이 다시 만들어진 2009년을 맞는 그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서순택 감독은 “저 녀석이 하승진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확신에 찬 말투였다. 서 감독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지만 하승진과 비교해 빠르고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골밑에서의 피벗 감각이 훌륭하고 미들슛도 좋다”고 자랑했다. 서 감독은 또 “고등학교에 들어와선 사실 한 경기도 제대로 뛰지 못했는데 이제 몸 상태가 70~80%까지 올라왔으니 올해 전승 우승을 노리겠다”고 했다.

대학 감독들도 그를 눈여겨보고 있다. 중앙대 김상준 감독은 “센터 자질로만 보면 한국 농구 역대 최고 수준이다. 2~3년 정도 잘 가르치면 진짜 물건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몸무게는 120㎏이다. 140㎏인 하승진에 비해 20㎏이나 가볍지만 균형 잡힌 몸매가 그의 장점이다. 김병오는 요즘 몸을 불리기 위해 하루에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김병오의 발 크기는 365㎜. 맞는 신발을 구하기가 어려워 따로 주문해야 한다. 장갑은 할머니가 손수 떠주신 걸 쓴다. 몸에 맞는 침대를 구하기 어려워 2m짜리 킹사이즈 베드를 40㎝가량 늘린 침대에서 잔다. 김병오는 “기차나 버스를 탈 때는 항상 머리가 부딪힐까 봐 목을 숙이고 다니고, 장거리 여행을 하면 온몸이 뻐근해진다”며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더르크 노비츠나 동부의 김주성 선배처럼 뛰어난 미들슛도 겸비한 최고의 센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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