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고속성장 아시아 빈부격차 심화 중산층 형성 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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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근 10년간 고속성장한 덕분으로 아시아에는 이른바 신흥 중산층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그러나 아직 아시아의 중산층 형성은 갈길이 멀며,유럽이나 미국의 전통적 중산층 개념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최근 실시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일본생명 부설 NLI연구소가 상하이(上海).자카르타.방콕.마닐라등 아시아 4개 도시 1천3백79명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4개 도시의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평균 12% 미만이었으며 아직 대부분

주민들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이 보고서는 또 이들 도시에서 빈부격차가 확대되고,사회간접자본이 낙후돼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협해 중산층 형성의 기초가 되는 정치.경제적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별로 보면 방콕의 경우 조사대상 4개 도시중 중산층 형성이 가장 나은 편이었다.방콕 중산층의 한달평균 가계수입은 1천8백달러 수준으로 상하이의 5백달러,자카르타의 1천1백달러,마닐라의 1천2백달러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방콕의 중산층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원하고,부패및 환경오염등을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한편 자카르타의 중산층은 방콕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보수적이고,정치.사회적 변화에서 정부의존적 성향을 보였다.

마닐라 중산층들은 옛 명문가나 족벌등 기득권층이 오랫동안 누려왔던 권위에 이제 막 도전하는 단계인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마닐라에서는 아직 경제성장의 과실이 제대로 나누어지지 않고있어,정부가 교육기회를 개선하고 도시 변두리의 경제

성장을 유도하는등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주장했다.상하이의 중산층들은 동남아시아와 비교할때 전반적으로 소득이 적고 소득중 음식비에 지출하는 비중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한편 상하이 중산층은 동남아에 비

해 아직 가족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조사 결과 4개 도시 중산층 모두 가장 큰 문제로는 교통체증을,다음으로 범죄와 물가상승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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