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前 국회副의장등 내세워 불우학생돕기 2억 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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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7일 임의단체를 만들어 30여명의 대학총장과 전 국회부의장등을 위원으로 위촉한 뒤 단체 명의를 이용해 불법 과외학습등을 해온 혐의(상습사기)로 '대한민국 자랑스런 한국인상 표창위원회'사무총장 홍성오(洪性五.49.주거부정)씨를 구속했다.

洪씨는 95년11월'대한민국 자랑스런 한국인상 표창위원회''대한민국 모범청소년 표창위원회'란 임의단체를 만들어 모대학 H총장을 총재로 추대하고 모두 6차례에 걸쳐'대한민국 자랑스런 한국인상'시상식을 가졌다.

洪씨는 총재로 추대된 H총장에게“불우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학습교재를 배포하려 하는데 제작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H총장이 은행에서 대출받아 지원금으로 내놓은 4천만원을 유용한 혐의다.

洪씨는 또 D학원에“불우학생들에게 학습지를 무료로 제공해 달라”고 요청,학습지를 받은뒤 지사 희망자 10명으로부터 보증금 명목으로 8천만원을 받는등 2억1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있다.

경찰 조사결과 전국회부의장 H씨,전청와대 수석비서관 H씨,은행장등 사회지도층 인사 74명이 위원으로 위촉됐으며'대한민국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12.12당시 신군부에 저항했던 J장군을,월드컵축구 한.일동시 개최가 확정된 지난해는 K씨등을 선정해 시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洪씨는 황용하(黃龍河)경찰청장을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선정하려는 과정에서 이 단체를 수상히 여긴 黃청장의 수사 지시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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