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추 카타르행…알 이티하드와 계약"

중앙일보

입력

D데이는 2일. 메추의 속내가 궁금하다.

브뤼노 메추 감독(50)의 한국행이 점점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신문인 <알 카이즈>는 1일 '메추 감독이 카타르의 알 이티하드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메추 감독이 자신의 원하는 선수 5명과 함께 알 이티하드와 이미 계약을 마쳤다는 게 기사의 요지였다.

그런데 이 보도가 나온 뒤 중동의 유력 뉴스전문 위성TV인 <알 자지라>는 알 이티하드 클럽 대변인의 말을 인용, "알 이티하드 클럽은 메추 감독과 두차례 면담을 통해 충분한 협의를 했다. 내일(2일) 중 결판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덧붙여 메추 협상의 한국 내 창구인 가삼현 대한축구협회(KFA) 국제국장도 1일 인터뷰에서 "제안서를 보내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달라고 했지만 메추 감독이 카타르에서 UAE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놓쳐 하루 이틀 뒤에나 연락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유추해 볼 때 메추 감독은 이미 알 이티하드 클럽으로 진로를 결정한 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와 알 이티하드 클럽이 내 놓은 카드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

중동에서의 이런 소식들은 메추 영입과 관련한 계약문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삼현 국제국장이 "구체적인 연봉조건 등을 포함한 공식제안서를 보냈고, 현재 메추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당일 나온 보도여서 그 진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가 국장은 지난 달 31일 공식제안서를 보낼 당시 '가능한 빠른 답변을 바란다'고 첨부했으나 메추의 속사정으로 늦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당초 메추를 인터뷰하고 돌아온 기술위원회가 지난 달 30일 1차 우선협상자를 발표하며 '메추가 한국행에 상당한 의지를 피력했다. 계약은 99% 이뤄졌다. 빠르면 2일 터키전부터 벤치에 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메추의 한국행을 기정사실화해 한국 언론들은 '포스트 코엘류=메추'라는 공식을 성립시켜 놓고 있었다.

그러나 기술위원회의 이런 발표가 있은지 하루도 안돼 메추가 "현재 한국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 "한국이건 알 이티하드건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다 느닷없이 카타르 도하에서 알 이티하드와 면담을 해 의혹은 증폭됐다.

메추는 평소 일간스포츠(I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프로다. 조건만 맞으면 클럽팀이든 대표팀이든 맡을 준비가 돼있다"고 말해 왔다. 또 가 국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메추가)지난 달 기술위원들과의 현지 인터뷰 당시 클럽팀보다 대표팀을 선호한다고 말했다"며 한국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메추의 적극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메추의 카타르행 보도가 전해진 1일 밤 대한축구협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메추의 팀 이적을 전담하고 있는 영국의 에이전트 'KAM스포츠'가 오히려 KFA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어쨌든 메추의 한국행 성사 여부는 2일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일간스포츠=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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