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노래에 북녘생각 눈시울 - 귀순가족 위안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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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눈 감으면 고향,눈 뜨면 타향….”

16일 서울중구을지로1가 프레지던트호텔 연회장.지난해 12월 집단 탈북한 김경호(金慶鎬.62)씨 일가족,김신조(金新朝.56)씨등 귀순자와 그 가족 1백50여명이 한국군경연예인봉사회(회장 金鍾洙)가 주최한'북한 귀순자및 망명인 가족

환영 위안대회'에 참석,고향을 떠나온 아픔을 서로 달랬다.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공연에는 이북 출신의 한명숙.금사향.신카나리아씨를 비롯해 현인.고운봉씨등 원로가수가 출연해'비내리는 고모령''번지없는 주막'등 흘러간 옛 노래로

귀순자들을 위로했다.

행사를 기획한 현인씨는“어려운 여건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귀순자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경호씨 부인 崔현실(57)씨는 “남편이 고혈압 증세를 보여 함께 오지 못해 아쉽다.귀순가족들이 한데 모이니 고향이 더욱 그리워지고 두고 온 큰딸 생각이 더 간절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지난 55년 임진강을 헤엄쳐 단신 월남한 평

남 안주 출신의 이태연(李太沿.78)씨는“분단된지 반세기가 넘었다.통일은 커녕 한쪽은 굶어죽어가고 한쪽은 부정부패로 야단이니 내 생전에 과연 통일을 볼 수 있을지…”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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