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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해 … 신지애, LPGA 신인왕 향해 뚜벅뚜벅 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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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국내 골프 ‘지존’ 신지애(21)가 새해엔 미 LPGA에 도전한다. 세계 ‘골프여제’에 오르는 게 궁극적인 목표지만 “일단 올해엔 신인왕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로 온 국민이 힘들어하던 1998년, 박세리가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시름을 덜어주었듯이 신지애도 “세계 무대에서 선전함으로써 성원하는 국내 팬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리고 싶다”고 희망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지성(28)은 “팀과 함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 지난해 뛰지 못해던 한을 풀고 싶다”는 새해 소망을 전해왔다. ‘피겨요정’ 김연아(19)는 2월 초 4대륙피겨대회, 3월 권위의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훈련지인 캐나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20)은 7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3일부터 미국 전지 훈련에 돌입한다.

올해 LPGA투어에 정식 데뷔하는 신지애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매니지먼트사 사무실 벽에 걸린 타이거 우즈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소의 해를 맞는 신지애는 황소처럼 한 걸음씩 전진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성식 기자

“신인왕 을 차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죠. 서두르지 않고 한 계단씩 올라갈 거예요.”

새해 목표를 묻자 신지애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했다. 2009년 미국 LPGA투어에 진출하는 그다. 국내 투어에서 3년 연속 대상·상금왕·다승왕 등을 싹쓸이한 뒤 미국 무대에 진출하는 소회를 지난해 12월 30일 신년 인터뷰에서 들어봤다.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할까요.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많이 출전해봤기 때문에 그렇게 떨리는 건 없는데 주변의 기대가 커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욕심내지 말고 올해처럼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신지애는 그동안 초청선수 자격으로 가끔 미 LPGA에 출전해왔다.) 내친김에 첫해부터 다승왕도 노려보는 게 어떠냐고 묻자 신지애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앞으로 기회가 많을 거예요.”

2009 시즌에는 재미동포 미셸 위를 비롯해 유럽투어를 거쳐 LPGA투어에 진출한 양희영(20), 미국의 스테이시 루이스 등 훌륭한 선수가 많은데 신인왕을 차지할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미셸 위는 LPGA투어 오리엔테이션 자리에서 만나 인사를 주고받았지요. 이제까지 한 번도 미셸 위하고 함께 라운드한 적은 없는데 좋은 승부가 될 거라고 봐요. 거리는 저보다 많이 나가겠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아요. 양희영과 루이스 등도 좋은 선수들인데 오히려 저는 잘됐다고 봐요. 경쟁을 해야 나태해지지 않고, 저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잖아요.”


미국 진출을 앞두고 집은 샀는지, 식사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했다.

“집은 천천히 살 거예요.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주 올랜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직접 투어를 다녀본 뒤 마음에 드는 곳으로 정할 예정이에요. 음식은 별로 걱정 안 해요. 아무거나 잘 먹고, 아무 데서나 잘 자거든요.”

신지애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전현숙씨는 “지애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느라 비행기를 탄 거리를 따져보면 지구 대여섯 바퀴를 돌고도 남을 것”이라며 “지애는 햄버거·파스타·스테이크에 태국 음식·김치찌개에 이르기까지 가리지 않고 잘 먹어 음식 때문에 걱정해본 적은 없다”고 귀띔했다.

1년 내내 그렇게 많은 거리를 이동하면서 어떻게 체력을 유지할까.

“마늘 즙과 매실을 물에 탄 음료를 자주 마시는 편이지요. 마늘 엑기스는 피로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요, 매실 음료는 소화에 도움을 줘서 이 두 가지는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때도 꼭 챙겨서 가요.”

마지막으로 유독 멘털이 강한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훈련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란 말밖에 다른 비결은 없어요. 저는 하루에 퍼팅 연습만 5시간 이상해요. 다른 사람들은 제가 퍼팅할 때마다 홀 반대편 쪽의 벽을 맞고 들어가기 때문에 너무 세게 때리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저는 제 스트로크가 강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

신지애는 “경제상황이 어려운데 새해에는 골프 팬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일만 생기길 빈다”며 “올해 미국 LPGA투어에서 좋은 소식을 많이 들려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정제원 기자

원포인트 레슨
먼 거리에서 거리감 익힌 뒤 쇼트퍼트 정확도 높이세요

무엇보다 오버 스윙은 금물이다. 백스윙 때 클럽을 허리까지만 든다는 기분으로 샷을 하는 게 좋다. 더 올리면 오버 스윙하게 되고, 그럴 경우 정확히 임팩트하기 힘들다. 당장 스코어를 줄이고 싶다면 쇼트게임과 퍼팅 훈련에 시간을 투자하라. 나는 퍼팅 훈련에 전체 연습 시간의 절반 이상을 할애한다. 먼저 먼 거리에서 거리감을 익힌 뒤 짧은 거리에서 정확도 훈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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