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도>48.인터뷰 - 무대의상의 개척자 극단자유 이병복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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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극단 자유 대표 이병복(70)씨는 우리나라 무대미술분야의 개척자.66년부터 연출가 김정옥씨와 함께 자유를 창단한 이래 줄곧 대표로서 극단을 이끌며 한국 무대미술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지난 47년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작품무대부터 배우로 활약한 그는 10년뒤 남편(화가 권옥연)을 따라 파리로 유학을 가 그곳에서 무대의상의 이론과 실기를 익혔다.다시 10년뒤 극단 자유의창단을 계기로 그의 의상작업은 본격화했다.78

년'무엇이 될고하니'공연부터는 의상은 물론 무대미술까지 직접 제작,겸업 하면서 31년동안 면면히 이어온 극단 자유 연극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그는“무대의상이라는 개념도 제대로 없던 시절에 나도 잘 알지 못하면서 시작했다”고 술회했다.

초창기 그의 작업원칙은 어떻게 하면 돈을 줄이고,어떻게 하면 배우들이 연기하기에 편하고,어떻게 하면 연극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등 세가지였다.이를 고수하면서 그는 재공연작이더라도 똑같은 옷을 가급적 입히지 않는다는 철칙을 고수했

다.

그의 무대와 의상은 극의 진행에 따라 공간성과 시간성이 창출되는 강렬함이 특징.흰색.검은색 천의 대비와 한지를 이용한 한국적 질감의 표현,인형과 가면등의 활용이 잦다.

다양한 종이의상을 개발하고 한국의 전통의상과 전통색상을 변화시켜 무대의상으로 정립시킨 것,각종 소도구를 무대미술의 개념으로 확장시킨 것등은 우리 무대미술에 끼친 그의 빛나는 업적.조금이라도 그의 무대와 의상 철학을 이해하려면 현재

공연중인 박정자의 1인극'그여자 억척어멈'이 참고가 될만 하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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