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을수 있는 플라스틱 전지 개발 - 미국 존스홉킨스大 연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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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재충전이 가능할 뿐더러 마음대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플라스틱 전지'가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대 피터 시어슨 박사팀은 최대 2.5V 용량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이런 전지를 선보였다.이 전지의 가장 큰 장점은 수백회 재충전해도 성능에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기존 재충전 전지의 경우 수차례만 반복해 써도 제 용량의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는등의 단점이 있었다.또다른 특징은 자유자재로 접거나 말았다 펼 수 있다는 점이다.두께 1㎜ 안팎에 겉보기는 마치 신용카드처럼 생긴 이 전지는 신용카드보다 재질이 훨씬 부드러워 여러 모양으로 성형(成形)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전지의 기본 얼개는 전해질(電解質)역할을 하는 특수 플라스틱 양면에 양극과 음극으로 작용하는 또다른 플라스틱을 샌드위치처럼 포개놓은 것.물론 작용원리는 흔히 사용하는 원통형 건전지와 전혀 다를바 없다.지금까지 양극이나 음극 혹은 전지의 일부 요소만 플라스틱으로 대체된 제품은 있었으나 이처럼 완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전지는 없었다.

플라스틱 전지는 이처럼 여러모로 매력이 있어 세계 각국이 꾸준히 개발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이번과 같은 성공작은 없었다.이는 기술적으로 음극과 양극의 충분한 에너지 차이를 만들만한 소재를 개발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하지만 이번 연구팀은 고분자(高分子)의 중합체(重合體)를 이용,실용화가 가능한 2.5V의 전위차를 내게 하는데 성공했다.연구팀은 노하우와 물질성능을 특허신청중이다.이번 플라스틱 전지 개발은 미국 공군의 자금지원으로 5년동안 이뤄진 연구의 성과

다.공군측은 첨단 군사장비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재충전보다 이 전지의 유연성에 더 큰 관심을 보여왔다.시어슨 박사는“벽 전체를 마치 도배하듯 전지로 만들 수도 있고,전류공급 대상 물체의 형태에 따라 어떤 모양으로든 만들 수 있어 우주장비등의 전원공급원으로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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