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공급과잉 몸살 - 브라운관 국내 3社 재고 110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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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컬러모니터 브라운관(CDT)은 올해,액정화면표시장치(LCD)는 내년'.

최근 한.일 전자업계는 올해와 내년 각각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제품으로 CDT와 LCD를 꼽았다.두 사업은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분야여서 반도체 경기침체에 이어 국내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브라운관의 경우 세계 시장이 공급과잉속에 이미 가격폭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정부는 올해 브라운관 수출 목표를 연초 33억4천만달러에서 29억2천만달러로 10% 줄이는 것을 검토중이다.

LCD도 올해 한.일 업체들의 경쟁적인 설비 신.증설로 내년부터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질 것으로 보여 업계가 비상이다.

◇CDT=올해 세계수요는 2억2천2백만개로 추정되고 있다.반면 공급은 지난해 2억7백만개보다 11.3~14.5% 늘어난 2억3천만~2억3천7백만개에 달해 8백만~1천5백만개의 공급초과가 예상되고 있다.

세계 CDT시장점유율이 35% 정도인 삼성전관.LG전자.오리온전기등 국내 업체들은 최근 1백10만개의 제품을 창고에 쌓아놓고 있다.

시장점유율 21%로 세계최대 CDT생산업체인 대만 중화영관은 재고물량이 1백만개에 달한다.

이에따라 반도체에 이어 국내외 업체들의 가격인하와 생산량 줄이기가 전략적으로 실시되고 있다.최근 국제 CDT가격은 지난해말에 비해 30%이상 내려갔다.개당 1백5달러와 1백50달러이던 14인치와 15인치 제품이 각각 67달러와 1백10달러로 폭락했다.

중화영관은 말레이시아 공장의 생산량을 지난 1월부터 30%까지 줄였다.

삼성전관도 지난달부터 일부 공장 가동률을 10%정도 단축,연간 1백만개를 감산할 방침이다.

◇LCD=지난해엔 품귀현상으로 호황을 누렸으나 내년엔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삼성.LG.현대등이 올 하반기부터 잇따라 대량생산체제에 들어가기 때문.

삼성전자는 천안공장에 생산라인을 신설해 내년부터 기흥공장의 1,2공장과 함께 3개 양산라인에서 12.1인치 월 9만장,13.3인치 월 18만장을 만들어낸다.LG전자도 하반기 구미공장에 월 4만장 생산라인을 증설해 연말부터 월 생산

량을 11만장으로 늘린다.현대전자는 이천공장에서 올 상반기 월 5천장 생산에 나선데 이어 연말까지 월 3만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히타치.NEC등 일본업체도 대규모 신.증설에 나서고 있어 전세계 LCD 생산물량은 연말부터 월 2백만장에 육박한다.

반면 수요는 이보다 30만장 가까이 적어질 전망이다.

다만 올해는 월 공급량이 1백40만장으로 수요량 1백55만장보다 적어 올해까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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