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국산 참기름 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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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 식품회사 대부분은 중국산 참깨로 참기름을 만든다. 국산 참깨는 비싸고 물량이 적어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삼공사가 국산 참깨만 짜서 만든 참기름 ‘호마정’ 을 내놨다. ‘호마’란 참깨의 옛 이름이다. 『농사직설』에서는 참깨를 ‘胡麻(호마)’라 부르며 그 재배법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부터 참기름 출시를 준비했다. 이미 인삼 계약 재배를 함께한 적 있는 서안동농협과 손잡았다. 20t의 참깨를 시험 재배하기로 했다. 농약 잔류량 및 유해물질 검사 결과가 기준치 이하로 나오면 모두 사들이는 조건이었다. 밭 가는 단계부터 참깨를 거두기까지 각 과정을 인삼공사 직원이 현장서 검사했다. 대신 수매 가격은 시중가보다 15% 정도 높게 쳐줬다.

안동지역 80여 농가가 참깨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손들었다. 기존엔 병충해가 심하고 수익이 들쭉날쭉해 다들 손사래를 치던 참깨 농사다. 이렇게 재배한 참깨로 짠 참기름 2만 병(1병 270mL)이 이제 나온 것. 첫 물량은 29일 홈쇼핑을 통해 선보였다.

이 회사 전필주 부장은 “품질 좋은 국산 참깨만 확보할 수 있다면 프리미엄 참기름 시장을 잡을 수 있다고 봤다. 인삼공사의 계약재배 노하우가 잘 먹힐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인삼뿐 아니라 당귀·백작약·황기·구기자 같은 한약재도 지역 생산자 단체와 재배 계약을 맺어 조달한다. 이렇게 수매한 한약재만 지난해 550t에 달한다. 인삼공사는 호마정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살펴 내년 생산량을 최대 7만 병까지 늘릴 계획이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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