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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시려워 잠도 못 잔다면 척추에 탈 났나 살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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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기둥인 척추도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 몸이 움츠러들어 유연성이 떨어지는 데다 척추뼈를 유지하고 있는 인대와 힘줄·근육이 경직돼 작은 충격에도 손상을 입기 쉽기 때문. 특히 골다공증까지 있는 환자는 빙판길 낙상이 우려된다. 실제 날씨가 추워지면 척추압박골절이 생기거나 척추관협착증이 악화돼 병원을 찾는 노인들이 부쩍 는다. 겨울에 흔히 발생하는 척추질환 증상과 원인·치료법을 소개한다.

◆아뿔싸! 잠깐 실수가=강원도 정선에 사는 이진숙(76·가명) 할머니. 딸네 김장을 거들다 허리를 삐끗했다. 처음엔 가볍게 생각해 며칠 누워 있으면 회복될 줄 알았다. 하지만 꼼짝할 수 없는 통증 때문에 결국 들것에 실려 병원을 찾았다.

겨울철 심장병이나 뇌졸중만큼 노년층의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 척추압박골절이다. 시작은 정말 대수롭지 않게 시작된다. 물건을 들기 위해 허리를 굽히거나 펼 때, 또는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는 정도에도 척추에 금이 가는 것이다. 주범은 골다공증이다. 척추압박골절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제일정형외과병원 노인척추센터가 지난 5년간 1220명의 척추압박골절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1061명으로 전체 환자의 87%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70대가 가장 많은 51.3%(626명), 80대 31%(378명), 60대 16.5%(201명)로 98.8%가 고령층이었다. 골절 부위는 41.4%가 요추, 다음은 흉추부위 골절이 26.8%를 차지했다. 요추와 흉추에 골절이 많이 생기는 것은 척추의 곡선 부위가 충격에 약하기 때문.

다행히 치료는 어렵지 않다. 과거엔 침상 안정과 소염진통제로 장기간 치료를 받다 합병증이 생기는 등 수명이 단축됐다. 하지만 지금은 ‘척추성형술’로 쉽게 회복된다. 척추성형술은 일종의 접착제로 금이 간 뼈를 붙이는 시술. 부분마취를 한 뒤 의료용 골시멘트를 환부에 주입하면 시술이 끝난다. 시간은 15∼20분, 입원기간도 1∼2일에 불과하다.


◆허리보다 왜 다리가 더 아플까=경북 안동에 거주하는 김경숙(68·가명)할머니는 겨울나기가 두렵다. 다리가 차고 시려워 양말에 버선을 겹쳐 신고서도 보일러를 틀어놓는다. 저릿저릿한 다리를 주무르느라 잠을 설치기도 한다. 요즘엔 다리에 힘이 없고 털썩 주저앉은 적도 있어 경로당 출입도 뜸해졌다.

이는 척추관협착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겨울이 되면 근육과 인대가 수축되고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된다.

허리보다 엉치·허벅지·종아리·발끝 등 다리 통증이 더 심하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다리쪽으로 내려가는 신경다발이 눌리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 주변의 인대가 노화되고 두꺼워지면서 신경 통로가 좁아지는 것이다.

운동이나 재활요법으론 치료에 한계가 있다. 수술을 통해 압박을 받은 신경을 풀어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수술법이 개선되면서 비교적 간편해졌다. 종래에는 기구를 넣기 위해 양쪽 척추후궁(척추 뒷부분의 뼈)을 절제했다. 그리고 불안정한 척추를 나사못으로 고정시켰다. 이른바 척추유합술이다. 그러다 보니 절개 부위가 10㎝이상 되고, 수술시간도 길어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컸다.

하지만 최근엔 한쪽 후궁만 절개하는 일측성 감압술(UBF)로 수술부위를 최소화한다. 1.5∼2㎝ 피부를 절개한 뒤 5배율 현미경을 넣어 척추신경을 압박하는 뼈를 제거한다. 시술시간은 40여 분으로 기존 1시간10분에서 많이 단축됐다. 당일 또는 다음 날이면 거동도 가능하다.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기간은 4∼5일 정도. 여기에 가장 통증이 심한 48시간을 무통마취로 관리한다. 과거에는 포기했던 80·90대 노인이나 당뇨·고혈압 환자들도 수술이 가능해진 이유다.

제일정형외과 신규철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을 방치하면 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받아 발바닥이 자갈밭을 걷는 것처럼 바뀐다”며 “이 단계에 이르면 수술을 해도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도움말=제일정형외과병원 노인척추센터 신규철 원장, 인천힘찬병원 척추센터 이창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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