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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포인트로 무장한 ‘정보 게릴라’ 돼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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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호 28면

조금이라도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이 떠오르는 이유다. 인터넷 쇼핑 시장 규모는 내년에는 백화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그래프 참조>

인터넷 쇼핑 100% 즐기기

2001년 3조원 정도에 불과했던 인터넷 쇼핑 판매액은 올해 19조원대로 늘어났다. 인터넷 쇼핑은 매년 10% 이상 성장을 계속해 내년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터넷 쇼핑이 전체 소매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다. 2.9%에 불과한 미국이나 일본의 2.5배가 넘는다.

인터넷 쇼핑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경제성이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보다 가격이 쌀 뿐 아니라 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교통비를 아끼고, 충동구매의 유혹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 이용객 중 상당수는 실시간 가격 비교 사이트를 애용한다. 에누리닷컴 등 가격 비교 사이트를 거쳐 쇼핑하는 고객 비중이 제품별로 30~5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 업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백화점·할인점도 인터넷 쇼핑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은 Hmall을, 롯데백화점·롯데마트는 롯데닷컴을,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몰을, 이마트는 이마트몰을 각각 운영 중이다. 특히 백화점 인터넷 쇼핑몰은 백화점에서 팔다 남은 제품들을 모아 20~30% 할인해 팔기도 해 고급 브랜드 상품을 싼값에 사려는 알뜰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TV홈쇼핑 사업을 하고 있는 GS와 CJ는 홈쇼핑에서 파는 제품들을 인터넷으로도 팔기 위해 각각 GS이숍과 CJ몰을 설립해 지금은 종합 쇼핑몰로 변신시켰다.
 
영화표를 단돈 1000원에
옥션은 9월 17일부터 한 달간 1000원으로 메가박스 평일 영화표, 엔제리너스 커피숍 등의 인기 메뉴를 살 수 있는 ‘천원의 혜택’ 행사를 했다. 이 기간 옥션의 페이지뷰는 1000만 건을 기록했다. 6000원짜리 영화표를 1000원에 살 수 있으니 주머니가 가벼운 10, 20대가 대거 몰렸다. 옥션 홍윤희 차장은 “불황으로 공짜나 염가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예상보다 참여율이 훨씬 높았다”고 말했다. 이 행사가 성공하자 인터넷 쇼핑몰마다 각종 공연 티켓을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단골 고객 확보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인터파크는 이달 초 이마트 입점 기념으로 구매 고객에게 공짜 영화예매권이나 도서상품권을 주는 행사를 했다. G마켓은 던킨도너츠나 마르쉐 등 외식업체에서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e쿠폰 코너’를 선보였다.

‘샘플 체험 행사’와 ‘게릴라식 타임 세일’에도 알뜰 쇼핑족이 몰리고 있다. G마켓은 이용해 보고 싶은 상품을 신청하면 무료로 샘플을 제공하는 ‘프리 샘플 마켓’을 운영 중이다. 15일 시작한 청정원 ‘마늘·해초 소금’ 샘플 체험(12명 추첨 선정)엔 1만5300여 명이 몰렸다. 3명을 추첨 선정하는 폼클렌징 체험에도 1만4800여 명이 응모했다. 인터파크의 ‘뷰티 테스터’와 CJ몰의 ‘상상탐험대’ 역시 제품을 공짜로 써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게릴라 마케팅은 사전 공지 없이 갑작스럽게 일부 제품을 대폭 할인 판매하는 것이다. 인터파크의 ‘모닝커피’ 코너가 대표적인데 하루 한 가지 상품을 정해 24시간 50~80% 할인 판매한다. 매일 상품이 바뀌기 때문에 고객은 매일 인터파크를 들를 수밖에 없다. G마켓의 ‘오늘만 특가’ 코너도 마찬가지다. 매일 상품을 바꿔 가며 평균 20~50% 할인한 가격에 판다.

각 쇼핑몰은 다양한 할인쿠폰을 발행하고 있다. 쿠폰을 잘만 활용하면 돈을 꽤 절약할 수 있다. 각 쇼핑몰이 운영하는 ‘생필품 코너’에서는 수시로 할인쿠폰을 발행하니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말은 할인쿠폰이 가장 많이 발행되는 기간이다. 각 사이트가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시간에 맞춰 알람을 맞춰 놓는 것도 방법이다. 유명 포털 사이트의 알뜰 커뮤니티인 ‘공짜천국(다음)’이나 ‘짠돌이 협회’(네이버) 등에 가입해 관련 정보를 알아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식음료 및 건강식품 판매 급증
인터넷 쇼핑 사이트마다 다양한 상품평이 올라오는 것도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상품평의 위력은 막강하다. 예전엔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호의적인 상품평을 올리도록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구매자에 한해 단 1회만 상품평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신뢰성을 높였다. 전분기 판매 실적이 1000만원 이상이어야만 받을 수 있는 옥션의 ‘파워셀러 1등급’ 로고는 이용 고객의 90% 이상이 ‘만족’했다는 평가를 해야만 부여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품목은 단연 식음료 및 건강식품이다. 인터넷 쇼핑몰 확산과 함께 물류도 따라 발달한 덕분이다. 통계청의 ‘3분기 사이버 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식음료 및 건강식품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9.1%나 늘었다. 이어 ▶문구·사무용품(44.8%) ▶음반·비디오·악기(24%) ▶화장품·향수(23.1%) 등도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농수산물도 19.3%로 비교적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G마켓 박주범 과장은 “최근 쌀을 비롯해 농수산물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생선이나 고기 같은 신선식품의 구매도 많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 당일 배송 체제로 신선식품의 인터넷 판매도 가능해지면서 앞으로 판매가 급신장할 것이란 얘기다. 

지난해 온라인 거래 불만 2668건
국내 최대 인터넷 쇼핑몰은 연간 거래 규모(지난해 기준)가 3조2000억원대에 이르는 G마켓이다. 2위는 2조7000억원대의 옥션이다. 두 곳 모두 네티즌끼리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제공하는 오픈마켓으로, 두 회사의 인터넷 쇼핑몰 시장 점유율은 80% 가까이 된다. 일반 인터넷 쇼핑몰이 제품의 질이나 배송 및 애프터서비스를 해당 회사가 책임지는 것과 달리 오픈마켓은 모든 책임을 입점 상인이 진다. 오픈마켓은 구비 제품이 다양하고, 값도 상대적으로 싸지만 제품의 질은 보장받기 힘들다. 오픈마켓 운영업체는 실적이 좋은 상인에게 ‘파워 셀러’ 등의 인증을 주는 등 나름대로 관리를 하지만 구입 제품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지난달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식탁을 장만한 주부 박은미(38·서울 아현동)씨는 며칠 만에 식탁 다리에 금이 가고 흔들려 판매업체와 인터넷 쇼핑몰에 반품을 요구했다. 하지만 책임질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박씨는 “오픈마켓이고 값이 싼 제품이니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10만원 넘는 돈을 날렸다고 생각하니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아주 값싼 제품을 판다고 광고해 막상 구입하려 하면 그 제품은 다 팔렸으니 다른 제품을 사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짝퉁 명품을 사더라도 책임을 묻기 어렵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에 따르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와 C2C(소비자 간 거래)를 비롯한 온라인 상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 건수는 2005년 1750건에서 2006년 1991건, 2007년 2668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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