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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힘모아 지역고교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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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경북 칠곡군 약목면 약목고에서 교육발전위원회 이재호 사무국장.신현태 위원장.김진희 교장(앞줄 왼쪽부터) 이 학생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조문규 기자

"학교를 살려야 농촌도 일어설 수 있지요."

지난해 7월 교육발전위원회(위원장 신현태.62.농업)를 구성, 지역 학교 살리기에 나선 경북 칠곡군 약목면 주민들의 노력이 큰 결실을 맺고 있다.

기금 모금이 착착 이뤄지고 지원대상 학교는 이른바 '명문'학교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구 인근인 약목면은 주민 대부분이 참외농사 등을 짓는 전형적인 농촌.

그러나 주민들이 대구.구미.김천으로 빠져 나가 5~6년 전 1만8000여명이던 인구는 1만6300여명으로 줄었다. 관내 유일의 고교인 약목고(공립)는 3년 전 미달사태를 빚는 등 날로 쇠퇴했다. 자녀를 대구 등 외지로 유학보내느라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도 커졌다.

주민들은 "학교교육, 특히 약목고를 명문고로 만들어야 지역도 산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각계 인사 23명으로 교육발전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들은 집집을 방문해 장학금 지급을 약속하며 진학을 설득했다.

그 결과 올해 내신성적 4등급 이상 11명의 약목중 출신이 약목고에 진학했다. 작년까지는 4등급 이상 진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위원회는 약속대로 중학 내신성적 20% 이내 학생 6명에게 200만원씩 격려금을 주고 3년간 학비(수업료 등)도 지원하고 있다.

주민들의 지원에 호응해 학교도 바뀌고 있다.

김진희(60)교장은 "학생 주도의 토의.탐구학습, 교사 주도의 학교문화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장학금을 더 늘리기로 했다.

기존의 용비장학회 기금 1억원에 연말까지 성금 4억원을 모아 5억원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모금액은 2억3000여만원.

신 위원장은 "출향 인사 등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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