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터뷰>'宋家皇朝' 개봉 앞두고 내한 장완팅 감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홍콩의 여성감독 장완팅(張婉정 .39.사진)은'객도추한'의 쉬안화(許鞍華),'완령옥'의 관진펑(關錦鵬)과 더불어 홍콩뉴웨이브영화의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이들은 코미디나 무협물이 주류를 이루었던 홍콩영화계에 서구적인 영상문화를 모

태로 한 새로운 감각의 영화를 선보이면서 홍콩영화를 예술영화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미국으로 이민간 홍콩 남녀의 수채화같은 사랑이야기를 담은 '가을날의 동화'가 국내에 비디오로 출시돼 알려지기 시작한 장감독이 5년간에 걸친 대작'송가황조'(宋家皇朝)의 개봉(29일예정)을 앞두고 처음 한국을 찾았다.

뉴욕대에서 공부한 그는 주로 미국에서 사는 홍콩인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린 영화들을 만들어왔으나 이번에는 조국인 중국근대사의 격동기를 쑹메이링(宋美齡) 세 자매의 이야기를 축으로 그려나갔다.

장감독은 중국역사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를 홍콩의 중국반환에서 찾는다.

“홍콩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중국의 역사를 잘 알지 못했다.그러던 중 89년 처음 중국에 갔는데 나도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고 중국도 날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질감을 느꼈다.중국이 어떻게 해서 지금에 이르렀는가가 궁금해졌고 역사공부

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역사책을 뒤지다 중국 근대사에 대단한 세 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꼈다.쑨원(孫文)의 혁명자금을 대준 인쇄업자인 아버지에 의해 일찍 미국으로 유학,신여성이 되어 돌아온 쑹아이링(宋靄齡).칭링(慶齡).메이링자매

가 그들이다.아이링은 거상과 결혼해 부를 거머쥐었고 칭링은 아버지 친구인 쑨원과 결혼해 나중에 중국공산정부의 명예주석에 올랐으며 메이링은 장제스(蔣介石)의 후처로 대만의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장감독은“세 자매가 태어난 청조시대의 여성들은 전족을 했다.서구문물을 흡수하고 돌아온 그들에게 중국은 생소했다.중국귀속을 앞두고 나 역시 중국이 생소함을 실감했다.그래서 세 자매의 심정을 이해한다”며“영화를 만들면서 중국을 알고

자신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