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프로축구 작년보다 관중 35%나 줄어 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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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 3일 오후1시 프로축구 97아디다스컵 전북-포항전이 벌어지고 있는 군산공설운동장.

전날 종일 내린 비로 그라운드 곳곳이 질퍽하다.사람들은 고인물을 스펀지로 열심히 빨아내고 있다.

기계충을 먹은 아이의 머리처럼 듬성듬성 돋아있는 천연잔디.시멘트로 만든 스탠드는 빗물에 젖어 섣불리 앉을 수도 없다.물론 방석같은 것도 없다.

관중들을 위한 간이매점도,또 공중전화등 편의시설도 찾을 길 없다.

1만명도 너끈히 들어갈 경기장 치고는 너무도 초라한 모습이다.이날 입장객은 고작 7백53명으로 올시즌 들어 지금까지 최저 관중수다.

지난달 22일 막을 올린 97아디다스컵대회가 3일까지 모두 20게임을 벌이면서 중반으로 치닫고 있지만'축구 열기'라곤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프로축구가 올들어 유난히 썰렁하다.군산.대전.강릉.포항.목동.울산등 전국 14개 경기장을 찾은 관중 수는 지금까지 모두 19만4천4백64명.지난해 같은 기간(29만9천2백18명)보다 무려 35%나 줄었다.

지금까지 2만명 이상의 관중이 몰린 곳은 이 대회 개막날의 수원뿐.이후 절반의 경기 관중은 1만명이하였다.지난달 26일에는 대전이 8백94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천안이 최고 3만6천여명을 끌어모았고 1만명 이상이 80%를 차지했다.물론 지난해에는 월드컵 유치붐이 있었다.그러나 올해는 월드컵 열기조차 없다.

이에 대해 구단 관계자들은 날씨 영향도 있다고 말한다.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지난해 4일간에 비해 두배로 많았다.게다가 최근 불경기 여파도 미치고 있다.평일 오후7시,주말 오후3시로 경기시간을 맞췄지만 주말 가족단위의 관중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구단의 무신경을 꼽을 수 있다.경기장 주변의 편의시설 뿐만 아니라 각 구단이 관중을 의식하는 서비스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점차 향상되는 팬들의 구미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란 점이다.프로농구가 펼치는 치어리더의 율

동처럼 다양한 관중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있는 스포츠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축구도 이제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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