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 한보철강 부도 미리 알아 - 내부자 정보로 보유주식 매각 의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회 한보특위는 2일 장철훈(張喆薰)조흥.장명선(張明善)외환.장만화(張滿花)서울은행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한보철강에 대한 특혜대출과 대출외압 유무를 추궁했다.

특위에서 김문수(金文洙.신한국당)의원은“서울은행이 지난 1월10일 한보철강에 87억원 대출시 세양선박 발행주식의 39%를 담보로 설정했다”며“이는 발행주식 20%초과 담보대출을 금지한 은행법을 어기면서 특혜대출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원길(金元吉.국민회의)의원은“외환은행은 1년간 전혀 매매하지 않던 한보철강주를 지난해 11월말 4만주 전량 매도했다”며“제일은행도 15만주를 이때 전량 매도한 것으로 볼때 채권은행들이 내부자정보를 이용,한보철강의 부도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인구(李麟求.자민련)의원은“홍인길(洪仁吉)의원이 검찰진술에서 외환은행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하는데 그 윗선의 외압은 없었느냐”며“94년 12월 별다른 타당성 검토없이 한보에 3억달러의 외화대출을 승인한 것은 외압이 작용했기 때문”

이라고 주장했다.

장명선 외환은행장은“내가 검찰조사에서'윤진식(尹鎭植)청와대 금융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대출을 종용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며“내가 먼저 전화를 걸어 한보 대출문제를 보고했고 그 과정에서 尹비서관이 파장이 큰데 대출

을 더 할 수 없느냐고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張행장은 또“지난해 12월23일 채권은행단 행장회의에서 신광식(申光湜)제일은행장이 재정경제원.은행감독원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며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는 재경원.은감원측 진술과 상반된 내용이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