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이창호 제친 고바야시에 설욕 별러 - 31일 동양증권배바둑 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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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한국의 조훈현9단과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9단이 오는 31일부터 제8기 동양증권배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을 시작한다.曺9단은 준결승에서 신예 김영환4단의 돌풍을 잠재웠고 고바야시9단은 세계최강 이창호9단을 격파했다.曺9단은

난적 이창호의 탈락으로 세계타이틀을 거머쥘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한때 세계바둑계의 호랑이로 군림하던 曺9단이 다시 한번 영광을 차지할 것인가.아니면 고바야시9단이 일본 최초로 눈물어린 동양증권배를 들고 금의환향할 것인가.

우승상금 1억2천만원(준우승 4천만원)이 걸린 이 대회 결승5번기 제1국은 31일,제2국은 4월2일 치러진다.대국장소는 홍익동 한국기원 1층의 바둑TV 스튜디오.바둑TV가 대국 시작부터 끝까지 생중계한다.제3국은 2주일 후인 4월

18일,제4국은 21일,제5국은 23일 열릴 예정이다.대국당일 한국기원 2층에 공개해설장이 마련된다.

팬서비스로 펼쳐지는 프로기사 지도다면기는 신청자중 1백명을 선정,4월23일 오후2시 마포의 서울가든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우승자 알아맞히기 퀴즈는 시상식장에서 우승자가 추첨해 결승대국자가 사인한 바둑판등 푸짐한 상품을 6

6명의 당첨자에게 제공한다.曺9단은 국내타이틀을 이창호9단에게 거의 다 내준 94년,돌연 세계무대에서 대활약해 동양증권배와 후지쓰배를 석권하며 세계대회 사상 최초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특히 이 해의 동양증권배에선 이창호9단.유창

혁9단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라온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9단을 3대1로 가볍게 꺾어 한국바둑의 수문장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이번도 그때와 상황이 비슷하다.고바야시9단은 준준결승에서 조치훈9단을 격파하더니 준결승에서 이창호9단마저 제쳐버렸다.기타니(木谷) 문하로 조치훈9단의 동문후배인 그는 올해 38세.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曺9단보다 일곱살이나 적다.상

대전적에서도 曺9단에게 1전1승(비공식전까지 1승1패)을 기록하고 있어 조금 꺼림칙하다.대기만성형의 고바야시9단은 2년전 조치훈9단으로부터 일본최대의 기성타이틀을 쟁취하더니 지난해 다시 빼앗겼고 올해 유시훈7단을 꺾고 다시 도전에

성공하는등 꾸준히 정상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그래도 객관적인 전력은 曺9단쪽이 앞서며 승산도 55대 45정도로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한가지 불안요소는 체력.曺9단은 요즘 체력보강을 위해 북한산을 부지런히 오르고 있다. 〈박치문 전문위원〉

<사진설명>

조훈현 9단(左)과 고바야시 사토루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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