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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에 강하다 … 증권·건설주 올해도 뜰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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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세계 주요 증시는 12월 주가 흐름이 좋을 때가 많다. 연말 소비 증가와 새해의 기대감 때문이다. 올해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으로 내년 세계 경제가 파국은 면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작용했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코스피지수도 모처럼 반등다운 반등을 보였다. 지난달 저점 대비 24.5% 올랐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지금처럼 막상 연말이 코앞에 다가오면 주가가 주춤하다가 해가 바뀐 직후에 상승한 경우가 많았다. 지금 같은 약세장에선 더 그랬다. 연말뿐 아니라 연초까지 계속 강세를 보인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연말연시’ 강세주=올해 증시는 30일 폐장한다. 거래일 기준으로 6일 남았다. 1990년 이후 한국 증시의 폐장 당일 주가는 7일 전에 비해 평균 0.1% 떨어졌다. 기대와 달리 보합권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반면 새해 들어 7일 뒤엔 연말 종가보다 평균 1.5% 올랐다. 올해처럼 주가가 비실거리던 약세장에선 차이가 더 벌어졌다. 연말 7일 동안은 평균 2.2% 하락했고, 연초 7일간은 4.6% 올랐다. 국내 주가가 약세를 보인 1990~92년, 96~98년, 2000~2002년을 뽑아 계산한 결과다.


2000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연말 효과’를 본 업종은 증권·은행·보험·건설·운수장비다. 연말 7일 동안 코스피지수가 평균 0.4% 떨어졌지만 이들 업종은 올랐다. 증권(2.2%)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연초 효과’는 의료정밀·증권·전기전자·건설·은행 업종이 많이 누렸다. 연초 7일간 코스피지수는 평균 1.4% 올랐지만 의료정밀(8.6%)·증권(6.1%)은 훨씬 많이 뛰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연말연시를 종합하면 증권·의료정밀·건설·은행 업종이 선전한 셈”이라고 말했다.

◆투자심리 개선 효과=연말연시에 증권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주가가 오를 거라는 생각이 많아지면 거래가 늘고, 거래가 늘면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도 증가한다. 올해는 10월에 대규모 적자를 냈던 상당수 증권사가 지난달 흑자로 돌아선 것도 호재다. LIG투자증권 지태현 연구원은 “당분간 주식 중개(브로커리지) 부문에 강한 증권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은 정부 정책이 1등 공신이다. 이듬해 예산이 결정돼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게 연말과 연초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처럼 경기가 나쁠 땐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을 늘려 건설주에 더 도움이 된다. 올해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규제를 확 풀고 있는 점도 큰 호재다. 건설주가 나아지면 관련 대출이 많은 은행주도 혜택을 받는다.

삼성증권 허문욱 연구위원은 “정부의 경기활성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단기 주가 흐름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건설·은행 업종의 기초체력이 약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단기 투자심리가 나아지는 효과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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