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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재경원.통산부 고위간부 35명 간담회-정책조화.업무 협조 다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다시 한번 뛰어 보자.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지 않은가.”

새 경제팀 출범 이후 과천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이런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경기침체.국제수지 적자속에서 한보.삼미에다 김현철(金賢哲)씨 사태등이 겹치면서 경제난에 대한 불안감이 국민적 무기력감으로까지 발전되는 조짐을 보이자“이대로는 안된다”는 분발의 움직임들이 여기저기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경식(姜慶植)부총리가 취임 직후부터 '재정경제원 독주'와 이에 따른 정책 불협화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서“다른 부처와의 정책조화와 각 부처의 기능 활성화”를 강조한 후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휴일인 23일 오후 과

천 제2청사 통상산업부 회의실에서 진행된 '재정경제원-통상산업부 간담회'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재경원측에서는 姜경제부총리를 비롯한 1급이상 10여명,통산부측에서는 임창열(林昌烈)장관등 국장급이상 25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양 부처의 화합을 다지고 통산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姜부총리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반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자리는 통산부의 오영교(吳盈敎)산업정책국장과 이재길(李栽吉)중소기업정책관이 각각'산업정책의방향''중소기업정책 방향'에 대해 간단한 브리핑을 한 후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姜부총

리는“규제위주의 시대가 지났으니 통산부가 기업활동을 도와주는 서비스 기관이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행정체제를 갖춰달라”고 주문.

이에 대해 林통산장관은“기업이 당면한 현안별로 양부처가 합동으로 특별대책팀을 만들어 여기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천에 옮겨 나가자”고 제안했다.한덕수(韓悳洙)통산차관은“산업현장의 전문가들이 직접 교육할 수 있는 산업기술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별도 법을 준비중”이라고 보고했다.

참석자들은 업무협조뿐 아니라 현 경제난의 원인과 전망,한보.삼미부도등 당면 현안등 장단기 문제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고,간담회 후에는 청사내 국무위원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하면서 화합을 다졌다.그전 같으면 생각도 할 수 없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일관했다.

한 통산부 관계자는“재경원과 모처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면서“껄끄러웠던 양측 관계를 해소하고 상호 이해와 협조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경제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김영

삼(金泳三)대통령도 최근 재정경제원 간부들에게“심기일전(心機一轉)해서 경제를 살리자”고 당부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도 화젯거리다.

지난 주말 과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배달된 이 편지에서 金대통령은 “한보사태는 아직도 부패정치와 정경유착의 악습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것이며 이로 인해 귀하와 같이 성실히 일하는 공직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게 돼 가슴아프다

”면서“한보 사태를 거울삼아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이 편지에서“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면서“정권은 유한할지 몰라도 귀하가 몸담고 있는 정부는 무한하며,정부의 주인은 귀하를 포함한 공직자들“이라고 끝을 맺었다. 〈김왕기.이재훈 기자〉

<사진설명>

강경식 경제부총리(왼쪽 앞면 두번째)와 임창열 통산부장관(오른쪽 첫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양 부처 관리들이 23일 간담회를 갖고 한보사태.삼미쇼크로 빚어진 경제난 타개 방안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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