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진준택 감독 “대한항공 선수들 어깨에 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이 2라운드 들어 고전하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화재에 0-3로 완패한 데 이어 17일 현대캐피탈에도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파죽의 5연승을 달렸던 1라운드와는 전혀 딴판이다. 6승2패로 리그 선두 자리도 현대캐피탈(7승1패)에 내주고 말았다.

2라운드에서 대한항공에 설욕을 한 상대 팀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할 것만 한다면 대한항공은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라이벌은 삼성화재일 뿐”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1라운드에서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이긴 것은 이변”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이 실력의 100%를 발휘해야 현대캐피탈을 이길까 말까 하다. 현대캐피탈이 100%로 나온다면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에 범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시즌까지 대한항공을 지도했던 문용관 KBS N 해설위원은 “대한항공 선수들이 의욕이 앞선 나머지 1라운드에 비해 실수가 잦다. 20점 이후에는 범실 싸움이라고 볼 때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2라운드 들어 삼성화재(25-16) 및 현대캐피탈(31-23) 전에서 상대보다 범실이 훨씬 많았다. 1라운드에서 맹위를 떨쳤던 서브도 불안했다. 삼성화재전에서는 단 한 개의 서브 득점 없이 15개의 범실을 기록했고, 현대캐피탈전에선 21개의 서브 미스(에이스 5개)가 속출했다.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선수들의 어깨에 불필요한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범실이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문제의 해법을 외국인 레프트 공격수 칼라에게서 찾고 있다. 진 감독은 현대캐피탈전이 끝난 뒤 칼라를 따로 불러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캐피탈전에서 22.94%밖에 되지 않은 공격 점유율을 30~40% 선까지 끌어올려야 라이트 김학민과 함께 ‘쌍포 가동’이 된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20일 LIG손해보험전이 이번 시즌 분수령이다. 이 게임마저 진다면 대한항공은 1라운드와 반대로 프로팀 ‘빅4’에 싹쓸이 패를 당하며 추락할 수도 있다.

정회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