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국제소포.사서함, 景氣지표 역할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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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유일한 호황업종으로 꼽히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을 지원하는 정보통신부는 요즘 타부처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하지만 여기서도 불황의 한파를 온몸으로 느끼는 부서가 있다.국내외 우편물 수송을 관장하는 우정국과 서울중앙우체국의 사서함 관리부서

가 바로 그곳.

이곳 관계자들은 물가당국이 경기지표를 발표하기 전에 이미 불황을 내다본다.해외로 나가는 소포 물량이 줄어든다 싶으면 어김없이 불황이 뒤따른다는 것.

경기지표 발표 6개월~1년전에 미리 경기를 내다볼 수 있다.경기선행지표로 주로 쓰이는 것이 기업의 투자관련 자료지만 국제소포는 그것보다도 빠르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난 93년 소포의 해외 발송은 8천5백으로 전년에 비해 17.4%나 늘었다.그러나 이 해를 정점으로 계속 성장률이 떨어져 지난해는 0.3%로 거의 제자리 수준을 맴돌더니 급기야 올 1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나 줄어

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경기가 본격적으로 기운 기간이다.

이같은 현상은 동남아시아등지의 보따리장수들의 발길이 끊기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동대문시장.남대문시장을 찾는 이 보따리 장수들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소포물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반대로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소포는 불황 때 크게 는다.경기가 좋았던 지난 92년은 전년보다 5.5%가 줄었지만 93년 6.4% 성장을 보인 이후 매년 그 수치가 올라가 지난해는 9.3%를 넘어섰다.외국에서 들어오는 소포가 늘

어나는 건 중소기업들이 국내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지 못해 해외로부터 새로운 견본상품을 들여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임종태(林宗泰)국제우편과장은“국제 우편물의 발송.도착현황자료가 일반적인 경기지표보다 실물경제를 훨씬 잘 보여주고 있다”

며“이를 통해 국내 경제의 건강도를 점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간 실제 거래가 있기전 견본품이나 각종 문서들이 먼저 오가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소포가 많을수록 멀지 않은 장래에 수출보다 수입이 늘거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는 것.반대로 국내에서 나가는 소포가 많으면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국내 수출고객이 바뀌는 훨씬 잘 보여주고 있다”며“이를 통해 국내 경제의 건강도를 점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간 실제 거래가 있기전 견본품이나 각종 문서들이 먼저 오가야 하기 때문에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소포가 많을수록 멀지 않은 장래에 수출보다 수입이 늘거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는 것.반대로 국내에서 나가는 소포가 많으면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국내 수출고객이 바뀌는 추세도 알 수 있다.전에는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등 동남아 보따리장수들이 국내에 많이 들어왔지만 요즘은 러시아인들이 많다.이같은 사실도 국내에서 어디로 가는 소포의 양이 많은지 조사해보면 쉽게 확인된다.중소

기업 부도율이 높아지면 서울 중앙우체국 사서함 관리자들은 안타깝다.외국기업들은 중앙우체국에 사서함을 가진 기업을 신용도가 좋은 기업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국내 중소기업들도 법인설립등기를 하면 중앙우체국 사서함을 빌려 사서함번호가

찍힌 명함과 연락처부터 만든다.중앙우체국 사서함은 지난 93년말 8천8백21개에서 지난해말 6천7백96개로 줄었고,1월 들어서는 5천9백99개로 급감했다. 〈이민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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