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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代 이 사람을 주목하라] 26. 한나라 안홍준 당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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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방분권운동 경남본부 상임대표,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 경남협의회 상임대표….

한나라당 안홍준(마산을)당선자는 이력에서 보듯 마산 시민운동계의 대부(代父)로 통한다. 69학번인 그는 부산대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육군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그 뒤 인제의과대학 조교수를 거쳐 1986년 고향 마산에 산부인과 병원을 냈다.

그러던 그는 91년 전교조 해직교사 등과 함께 '마산.창원 청소년의 전화'를 만들고 초대 이사장이 된다. 그게 시민운동의 출발이었다. 참여연대의 네트워크 단체인 마산.창원.진해 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대표로도 활동했다.

"80년대 민주화운동 현장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미안함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의식화 교육을 받은 건 아니지만 뭔가 사회를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시민운동에 몸을 담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시민운동가로서 한나라당과의 첫 인연은 악연이었다. 지역 환경운동에 매진하던 그는 97년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의 경남도지부 앞에서 삭발 농성을 했다.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이 추진하는 위천공단 조성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자 지역 시민운동가들은 그를 "변절자"라고 비판했다.

"10년 이상 동고동락한 동료가 연락을 뚝 끊어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변해야 한국 정치가 바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지금 남경필.원희룡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들이 주축인 '수요공부모임'에 참여해 당 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구성원 중 최연장자(53세)지만 개의치 않고 젊은 정치인들과 어울리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건설교통위를 지망하는 安당선자는 "4년 후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면 미련없이 정치를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시민운동을 해오면서 스스로 진보라고 말한 적도, 진보처럼 위장해본 적도 없다"고 한 그는 "기존 정치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 시민운동 세력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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