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美본토 테러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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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올 여름 미국 본토에 대한 대규모 테러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톰 리지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26일 밝혔다.

리지 장관은 "미국에 대한 공격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보고가 최근 몇 주 동안 계속 입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테러경보 수준을 높이지 않고 있다. 리지 장관은 "테러 경보 수준을 높이는 데 대해 아직 행정부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전국에 걸쳐 경보를 내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의 테러 담당 고위 관계자도 "장소와 시간.방법 등 구체적인 정보는 없지만 테러에 관한 매우 신뢰할 만한 첩보를 입수했다"며 "알카에다는 이르면 올 여름, 늦어도 11월 미 대선전에 맞춰 테러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알카에다가 생물.화학.방사능 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전국 1만8000여명의 요원들에게 비상경계령을 내려놓고 있다. FBI는 이미 올 여름 테러 공격에 대비한 특별팀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같은 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알카에다가 세계 60여개국에서 1만8000여명의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ISS는 "알카에다 핵심 간부 30여명 가운데 절반이 죽거나 생포됐음에도 오사마 빈 라덴을 중심으로 여전히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1000명 규모의 대원들이 이라크에 잠입해 현지 무장세력과 공동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알카에다 간부가 1년 전 일본에 잠입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당국이 25일 이 간부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미국은 29일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기념일, 다음달 8일의 G8(주요 7개국+러시아)정상회담, 7월 4일의 독립기념일 행사 등을 앞두고 있다.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민주.공화 양당의 전당대회도 각각 7월과 8월에 보스턴과 뉴욕에서 열린다.

알카에다는 지난 3월 11일 스페인총선 직전 191명의 사망자와 2000여명의 부상자를 낸 마드리드 열차폭탄 테러를 감행해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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