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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증권 68% 유상減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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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향후 2년 내에 국내 5대 증권사 대열에 진입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브릿지증권 홈페이지)

5대 증권사가 되려면 투자를 늘려 몸집부터 키워야 할 텐데, 오히려 사옥까지 팔아 대주주가 자금을 가져가는 현상이 브릿지증권에서 일어났다. 브릿지증권은 지난 24일 야간공시를 통해 전체 주식의 67.6%(1억5000만주)를 유상감자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유상감자는 회사 자금으로 주식을 사들여 소각하는 방식으로 자본금을 줄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브릿지증권의 자본금은 229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줄어든다. 주식이 소각되는 대신 주주들에게 주당 1000원씩 지급된다. 이에 앞서 브릿지증권은 서울 을지로 사옥과 여의도 사옥을 714억1000만원에 매각했다.

이번 감자 결의가 6월 15일 주주총회에서 의결되면 전체 지분의 71%를 가진 대주주인 BIH는 줄어드는 자본금 1500억원 중 1350억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총에서 회사자금의 유출 여부를 둘러싸고 노사 간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BIH는 영국계 투자펀드인 i리젠트그룹 등이 투자해 말레이시아의 조세 회피지역인 라부안섬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다.

BIH는 1998년 대유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경수종금.해동화재.일은증권 등을 잇따라 인수했으며, 2002년에는 리젠트증권(옛 대유증권)과 일은증권을 합병해 브릿지증권을 만들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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