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노래하는 복서' 최영진씨,올 여름 프로데뷔전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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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노래하는 복서'최영진(28.와룡체.사진).

서울천호동이나 장안평의 밤무대에선 적어도 그를 그렇게 부른다.밤에는 마이크를 잡고 얼마 안되는 손님들을 향해 목청을 길게 뽑아대지만 낮에는 열심히 샌드백을 두들기며 야망을 키워가는 프로복서 지망생이다.

그는 오는 6,7월께 프로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그렇다고 가수로서의 꿈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데뷔전에 맞춰 자신의 첫 음반도 준비하고 있다.

고향이 전남 벌교인 그는 중1때 복싱에 입문했다.고3때까지 6년간을 아마선수로 뛰었으나 소년체전.전국체전 출전이 고작이었다.입상 한번 못했다.그러다 큰형의 갑작스런 죽음과 부모의 결사반대등으로 챔피언의 꿈을 포기,글러브를 벗어야

했다.

91년 군복무(방위)를 마친 그는 서울로 올라와 종이박스 제조공장.벽돌공장등을 전전하며 닥치는대로 막일을 했다.그러다 우연히 신문에 난 신인가수 모집 광고를 보고 응시,20대 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인기가수 유현상의 형인 유진으로부터 직접 노래지도를 받은 그는 그해 남인수가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이듬해 한.일친선가요제에 출전,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래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92년부터 카바레등 야간업소에 드나들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무명가수인 그가 출입하는 업소는 모두 5곳.한곳에서 보통 5곡을 부르는데 월수입은 다 합쳐 3백여만원이다.

170㎝.70㎏의 탄탄한 체격에 전세계챔피언 마빈 해글러와 박종팔을 가장 존경한다는 그는“앞으로 프로복싱 한국챔피언이 되는게 목표”라며 바쁜 일과를 쪼개 샌드백을 두들기고 있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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