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료원 불황타개 자구책 특수센터.병원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전략상품을 잡아라!'

불경기를 타개하기 위한 기업들 얘기가 아니다.최근 기업형 대형 병원이 속속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대학병원의 모습이다.

지난해말 개원된 신촌세브란스 안이비인후과병원은 이런저런 이유로 화제를 모았다.16개나 되는 특수클리닉과 2개의 연구소를 거느린 국내 첫 안이비인후과 전문병원으로 장비구입 35억원,건물 치장에 들어간 돈이 무려 95억원에 이르러 병

원을 둘러본 내외 인사들을 아연 긴장하게 만들었다.

연세대 의대가 이같이 막대한 재력을 투입해 호화판(?) 병원을 만든 것은 지금까지 클리닉수준으로는 타병원과 차별화가 되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최근 한양대병원은 현재 류머티즘센터를 병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아래 기존 10층 건물을 개조할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지난해 류머티즘센터가 벌어들인 돈은 무려 85억여원으로 전체 병원 매출액 9백여억원의 10%에 육박하고 있다.이는

검사.진찰.약값만을 계산한 것으로 이곳을 거쳐 수술및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 수입은 제외한 수치다.현재 이곳 대기환자 수는 3만여명에서 더이상 세는 것을 포기했고 요즘 진찰받는 사람은 94년 봄에 예약한 환자라고 병원관계자는 귀띔한

다.개원후 급격히 성장한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골수이식센터가 한달 평균 벌어들이는 돈은 무려 12억원.올 4월께 골수이식 5백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곳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고작 6명으로 병원측에서 보면 놓치기 아까운'보물

'들이다.

이밖에도 대학병원에서 특화해 전략상품화한 센터는 무수히 많다.

예컨대▶정형외과 분야에서 국내 최고 진용을 갖춘 경희의료원의 골관절센터와 한방병원의 이점을 살린 양한방 협진의 중풍센터▶서울중앙병원의 심혈관.건강증진.뇌신경.소화기병센터▶연세의료원의 심혈관.암.재활센터▶한림대의료원의 화상센터▶삼성

의료원의 뇌신경.심혈관.종양.알레르기센터▶고대의료원의 우울증.성기능센터등이 그것이다. <고종관 기자>

<사진설명>

무한경쟁은 종합병원이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의료분야를 특화하고

진료시간을 늘리는등 불황타개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