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붕괴 우려 수교.투자에 신중-北.日관계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사토 신지(佐藤信二)일본통산상은 최근 사석에서 일본의 대북한 교류 전망에 대해“참 어려운 이야기”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사토 에이사쿠(佐藤英作)전 총리의 아들이자 자민당내 보수 본류에 속한 중진인 자신도 한반도관(觀)이 명확히 서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민당 내에서도 한반도통일이 바람직한지,당분간 분단된 채로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분명한 판단이 서있지 않다는게 그의 이야기다.

황장엽(黃長燁)북한 노동당비서의 망명을 전후해 일본의 대북정책은 혼미양상을 보이고 있다.북한공작원에 의한 여중생 요코다 메구미(橫田めぐみ) 납치의혹이 대두되면서 일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에 난색을 표시하는등 변화조짐이 완연하다.단순한

여론 악화라기보다 북한의 조기붕괴 가능성이 커진데 따른 정책의 전환 내지 유보라는 성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과 관료들이 소극적으로 변하면서 일본 기업들도 대북투자에 더욱 신중해졌다.이토추상사측은“일본 비즈니스맨들이 북한과 장기계약 체결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북한이 조기에 붕괴될 경우 계약 이행 자체가 불투명하게 되는게 아니

냐”는 우려가 이유라는 것이다.반면 일본 금융기관들은 은밀히 북한의 대외차용증서를 액면가의 5~10%가격으로 사들이고 있다.통일될 경우 한국정부가 옛서독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대외채무를 계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