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치 기출문제로 실전 연습 … 신문 읽으며 시사 감각 유지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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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서강대·중앙대·이화여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이 정시논술을 폐지했다. 상대적으로 정시에서 수능의 비중이 커지고 논술의 영향력은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일부 대학은 여전히 논술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특히 서울대는 논술과 구술의 반영비율이 각각 30%와 20%에 이르고 고려대와 연세대의 인문계열도 논술시험이 있다.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논술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모집 단위별로 보면 이들 대학에 지원하는 경쟁자들은 학생부와 수능에서 서로 점수 차가 많지않아 결국 논술이 합격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하대도 자연계와 인문계 모두 논술시험을 치른다.

◆기출 문제로 실전연습=정부가 ‘대입 자율화’를 추진하지만 대학들이 본고사 형식의 논술은 출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통합교과형 논술의 경향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경향은 11월에 대학별로 치러진 수시2학기 논술에서도 일부 확인됐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자연계 논술이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형 문제’라는 일부 논란이 있었으나 두 학교의 자연계 논술은 정시와 무관하다. 두 학교의 인문계 논술은 본고사형이 아닌 통합교과형 논술문제가 출제됐다.

대체적인 문제 유형도 기존과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인 문제 유형은 ▶제시문을 요약하거나 비교·대조▶제시문 간 상호 비판·반박 ▶특정 원리를 일상생활에 적용하거나 추론 ▶제시문과 유사한 현실 상황을 예로 들어 해결방안 제시 등이 출제될 수도 있다. 답안은 서론·본론·결론을 갖춘 완결형보다 각 논제에서 요구하는 핵심 내용을 짧게 서술하는 형태가 출제되는 경향이다.


입시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실전 연습을 1순위로 강조했다. 고려대·연세대·인하대 등은 올 들어 발표한 모의논술과 논술 예시문항, 수시논술고사 문제 등을 바탕으로 대비해야 한다. 모의 논술이 없었던 서울대는 수시와 정시의 논술출제 경향이 다른 점을 유의해서 지난해 정시 논술 기출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김영준국어논술학원 김영준 원장은 “기출문제를 풀어보지 않고 시험장에 가는 수험생은 총만 들고 적진에 뛰어드는 병사와 같다”며 “2년치 모의고사·기출문제를 풀어보고 반복해 첨삭받는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한양사대부고 신홍규(서울시교육청 토론·논술교육지원단)교사도 “자신의 글과 모범답안을 보고 스스로 첨삭하거나 교사에게 부탁해 자신만의 정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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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주제와 밀접한 이슈 정리=교과서는 통합교과형 논술을 대비하는 데도 가장 좋은 교재다. 통합교과형 논술에서는 화려한 배경지식을 자랑하는 글보다 주어진 제시문과 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해석하고 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교과서의 ‘학습활동’이나 ‘생각해볼 문제’를 풀어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시사적 주제에 대한 관심도 놓쳐서는 안된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수시에 비해 정시는 상대적으로 시사보다 원론적 주제가 중심이 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시사에서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신문을 읽으며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문사회계열은 사회 교과를 중심으로 최근 시사 이슈와 연결시키는 연습도 필요하다. 신문기사나 통계 자료를 활용하면 좋다. 자연계열은 수학·과학의 핵심 이론이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실생활에 대입해 해석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환경오염 등 시사 이슈와 관련된 수학·과학 개념을 정리해두면 유용하다. 올해 수시 2학기 서울대 인문계열의 논술주제는 ‘국가와 종교’였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불교계의 갈등을 연상시키는 시사적 주제의 문제였던 것이다.  

민동기 기자 minkiki@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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