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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연의 인카 문명] 업체보다 믿음직한 재야의‘정비 달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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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우웽~우웽~~.” 주차할 때나, 지하주차장에 들어서며 서행할 때마다 전에는 없었던 정체불명의 소리가 갑자기 엔진음에 섞여 들립니다. 이 소리는 한여름 밤 귓전에서 신경 곤두서게 만드는 모기 소리처럼 운전 중에 계속해서 저를 괴롭힙니다. 공식서비스센터에 맡기고 정비 담당에게 “제발 원인을 찾아 달라”고 신신당부하고 장시간 맡겼는데 결과는 ‘이상무’랍니다.

“고객님 귀가 예민해서 그런 것 같은데요?” 저의 귀가 예민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제가 득음(?)해서 우주의 떠도는 전파를 듣는 것도 아니고, 환청 증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할 수 없이 저와 절친하게 지냈던 전임 정비 담당자의 근무지를 수소문해 그가 일하고 있는 서비스센터로 차를 가지고 갔습니다. 일단 하소연부터 했더니 저보고 운전석에 앉아 가속기를 밟으랍니다. 보닛을 열고 엔진 커버를 떼어내고 뭔가를 손으로 잡더니 “제가 이걸 꼭 쥐면 소리가 안 날 걸요?” 하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모기 소리’가 감쪽같이 사라진 겁니다. 다음 날 수리된 차를 찾으며 명세표를 보니 ‘블로우바이밸브 교환 ×만원’이라 적혀 있습니다.

정비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에게 정비를 맡겨야 할까요. 이에 대해선 약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행 중 핸들(스티어링 휠)이 한쪽으로 쏠리면 타이어에만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차륜정렬이 틀어진 경우죠. 이것을 바로잡아 주는 것이 ‘휠 얼라인먼트’입니다. 초급은 아무 데나 맡깁니다. 중급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얼라인먼트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고수 G씨는 묵묵히(?) 상계동에 있는 정비업체까지 찾아갑니다. 이유는 신생 정비업소에 장비가 들어갈 때 교육을 하는 강사가 바로 그 업체 사장이라는 것입니다. 그 사람만큼 장비를 잘아는 사람은 없겠죠.

씁쓸한 것은 이런 ‘달인’들이 공식 서비스센터에는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공식 센터에서는 고장의 원인을 잡아내지 못할 때가 많아 보증수리 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다른 곳에서 이중 지출을 하는 경우가 있죠.

최근 C씨는 신형 스포츠쿠페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문짝과 펜더(바퀴를 감싸고 있는 차의 측면 부분)의 단차가 심해서 사고차가 아닌가 의심이 들어 먼저 달려간 곳은 공식 센터가 아닌 달인의 업체였습니다. 면밀한 검토를 한 다음 공식 센터에 수리를 맡겼다고 하는군요. 공식 센터에선 이상이 있어도 없다고 발뺌하는 사례가 많아 증거 확보 차원에서 그랬다는군요. 이쯤이면 차 값에서 보증수리 부분을 뺀 인하된 가격으로 팔고, 정비는 소비자가 알아서 하게 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 간단하게 정비의 달인을 찾아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 역시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Q&A 게시판에서 여러 가지 증상을 파악한 후, 추천 또는 비추천 정비업소 게시판에서 그 글이 광고성인지 아닌지를 먼저 알아보고 리플을 읽어보면 판단이 설 겁니다.

남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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