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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요즘은 외국인 덕에 먹고살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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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외국인이 국내 쇼핑가의 큰 손님으로 떠올랐다. 7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의 디지털 전문점에서 독일 쇼핑객들이 가격을 흥정하고 있다(사진 왼쪽).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의 식품매장은 일본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경빈 기자], [연합뉴스]


◆쇼핑가, 외국인 쇼핑천국 되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아이파크몰은 위치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주변에 외국인이 넘쳐나는 이태원이 있고, 외국 공관들이 즐비한 한남동이 있다. 미국인 쇼핑객 조 브래진스키(26)는 “한국에 온 지 석 달이 됐다. 환율 이득을 최대한 챙기려고 미국에서 가져온 신용카드를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동료 캐나다인 쇼핑객 브레트 로버트(22)가 한마디 거든다. “몇 달 더 기다렸더니 디지털카메라를 10여% 더 싼 15만원에 샀다”고 좋아했다.

이 쇼핑몰은 8월부터 안내방송을 영어·일어·중국어로 하루 5회가량 진행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방문객이 더 늘자 이달 들어서는 10회로 확대했다. 환전 서비스도 크게 고쳤다. 외국인들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던 점이다. 기존에는 쇼핑몰 내에서 달러와 유로화만을 환전할 수 있었다. 여기에 엔화와 위안화까지 늘렸다. 달러와 유로화는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도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쇼핑몰 내에 글로벌 현금자동인출기(ATM)를 설치했다. 자국에서 사용하던 신용카드와 현금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쇼핑몰은 지난달 외국인 쇼핑객을 대상으로 조사도 벌였다. 그 결과 27개국에서 쇼핑하러 왔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20개국이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국제특급우편인 EMS(Express Mail Service) 서비스가 마련됐다. 이 EMS 서비스는 사용량이 최근 크게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33건 정도 접수됐는데, 올해 113건으로 급증했다. 이곳에는 한국 전통 기념품숍도 설치됐다. 일반 마트에서는 보기 드문 코너다. 고객만족센터와 매장 입구에는 외국인 쇼핑객을 위한 안내 책자가 비치돼 있다. 책자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김치·돌김·라면·찰떡파이·유자차·고추장·소주·선식·즉석떡볶이·부침가루, 10개 인기 상품의 위치 사진과 도면이 적혀 있다.

◆외국어 능통자는 귀하신 몸

7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관 지하 1층. 건어물·김치 매장 직원 이진엽(46)씨는 일본인 관광객 세 명을 붙잡고 20분 넘게 제품 소개에 열을 올렸다. 이어 관광객들의 쇼핑 카트에는 포장 김이 수북이 실렸다. 스즈키 히로(45)는 “엔화로 계산해 보니 1년 전과 비교해 값이 너무 싸다. 이곳 저곳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달 중순 이 판매대에 배치됐다. 그는 “일본에서 산 경험이 있는데, 요즘 유통가 여기저기에서 제발 와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날이 갈수록 일본인·중국인 손님이 늘어 현재는 100명가량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두세 달 전보다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는 외국인 쇼핑객이 갈수록 늘자 건어물·김치 판매 코너에 중국어·일본어에 능통한 판매사원들을 집중 배치했다. 임준형 마케팅기획팀 대리는 “한 달 전부터 영어로 안내방송을 시작했는데, 이달 중으로 일본어 방송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선호텔과 연계해 이 호텔에서 숙박하는 일본 관광객들에게 일본어로 된 신세계 본점 안내 팸플릿과 백화점 할인쿠폰을 주는 ‘웰컴 패키지’를 이번 주에 내놓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서울 소공동 본점 지하 1층에 일본어 전문 통역사 세 명을 상주시켰다. 이달에 두 명을 추가 배치한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도 통역 서비스를 하는 안내 도우미들이 매장에 등장했다. 통역 서비스를 위해서다. 갤러리아 명품관 역시 일본인 고객이 늘자 지난달 일본어 전문 통역 직원 두 명을 새로 채용해 외국인 통역 담당 영업 도우미를 18명으로 확충했다.

박현영·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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