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돈으로 北에 식량보낸 황장엽씨 수양딸-망명직전 잠적 박명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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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황장엽(黃長燁)북한 노동당비서의 수양딸로 黃비서 망명 직전인 지난 10일 잠적한 박명애(朴明愛.34.사진)씨.

朴씨는 黃비서 망명 2일전부터 선양(瀋陽)에서 행적을 감췄다.

朴씨의 행방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녀가 黃비서의 주체재단과 연계를 맺고 북한에 밀가루등 2백25만달러어치의 원조품을 남한의 후원금으로 보내는등 맹렬한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어떤 계기로 朴씨와 黃비서가 친해지게됐는 지는 확실치 않으나 랴오닝(遼寧)대 전 총장인 펑위중(馮玉忠)이 중개를 섰을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창춘(長春)의 창춘지질학교에서 근무했던 朴씨는 같은 학교의 유부남 교사와 사랑에 빠져 89년 결혼했다.그러나 주위의 이목에 못견뎌 90년 선양으로 옮겨왔고 얼마 안가 남편과 사별한다.

이후 朴씨는 후스타이(虎石臺) 행정간부학교 대외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랴오닝대 철학과에 다니면서 도서관에 일자리를 얻었다.

91년 9월'동북아시아 지역경제협력 예비회담'을 통해 朴씨는 馮총장과 교분을 맺었다.

그러나 朴씨가'막강한 배경을 가진 여자'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4년 김일성(金日成)사망직후 선양시내 북한총영사관내에서 열린 추도식 때부터다.

한 조선족 사업가는“추도식장에서 朴씨를 보는 순간'대단한 배경이 있는 여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朴씨는 이후 북한총영사관의 행사에 참석하는등 두드러진 대외활동을 보였다.조선족 사업가 이득환(李得煥)씨는“지난해말 朴씨와 우연히 같은 기차로 평양에 갔을 때 외제 고급 승용차를 탄 10여명의 환영객이 朴씨를 영접한 것을 본 적이

있다”며 朴씨의 위세를 전했다. [선양=진세근.박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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