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물기근 제주.영호남.중부 비상-5만여가구 제한급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긴 겨울가뭄으로 남부지방의 목이 탄다.상수도 제한급수지역이 계속 확대되고 간이상수원과 지하수까지 말라 식수난이 가중되고 있다.

또 부산.경남지역에선 낙동강물이 줄면서 오염이 더욱 심해져 머지않아 수돗물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농민들은 농사철을 앞두고 물부족 걱정에 애가 타고 공업용수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 암반을 뚫는 지하수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94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수량이 풍부한 지하수맥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현재 물 기근은 제주도에서 중.남부지방으로까지 확산돼 경남거제군.양산.의령.창녕.남해.하동.울산시등 8개 시.군 2만9천5백여가구,전남고흥.신안.해남군 7천2백여가구,충남서천군장항읍 3천2백여가구,충북옥천.보은.영동 1백50여가구등 19개 시.군 5만여가구에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있다.20일부터는 포항시석병리.구평리.수성리.토포리 5백10여가구에 대해서도 제한급수가 시작된다.

◇영남=강수량 부족이 가장 극심한 경남의 울산.양산지역은 제한급수가 실시되면서 아파트단지 입주민등의 식수난이 심각한 실정이다.

울산.양산시에 따르면 지하수및 간이상수도 고갈로 울산지역 4개 아파트단지 1천1백가구와 양산지역 7개단지 3천6백여가구가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부산지역은 가뭄이 지속되면서 낙동강 상수원수 수질이 떨어져 상수원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지난달초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4.5에서 지난 10일을 전후로 6.3으로까지 올라 공업용수인 2급수로까지 수질이 떨어졌다.

낙동강 상수도사업본부는“가뭄이 더 계속돼 BOD가 7을 넘어서면 수질확보를 위해 정수장 침전지의 원수 체류시간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수돗물 생산량이 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지역도 올들어 현재까지의 강우량은 예년평균(35㎜)의 5분의 1,지난해 같은 기간(22.4㎜)의 3분의1 수준인 7.2㎜에 불과해 이 지역 저수지 3백6곳의 저수율은 50%인 1천5백만에 불과하고 1백24개 하천의 대부분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호남=예년에 보통 3월초부터 집중되던 산불이 건조한 날씨 탓에 한달여 빨리 잦아지기 시작했다.전남지역에서 올들어 일어난 산불은 24건으로 모두 59㏊의 숲이 잿더미가 됐다.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0㏊보다 피해면적이 2배 가량 는 것이다.

농작물 성장도 늦어져 보리의 경우 키가 14㎝로 예년보다 1.5㎝ 덜 자랐으며 마늘.양파도 각각 예년보다 1.1㎝,1.5㎝ 작은 29.2㎝,28.9㎝에 불과하다.전남도는 앞으로 영농철까지 비가 전혀 오지 않으면 도내 전체 논 면적의 16.5%인 2만3천㏊가 모내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부=올들어 지금까지 강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 크게 못미치는 보은.옥천.영동등 충북 남부지역 주민들은 식수난이 심각하다.

보은군회남면오곡2리,옥천군청산면하서.백운리,영동군매곡면옥전리.강진리 1백50여가구는 이달 들어 간이상수도와 지하수원이 고갈돼 면사무소 또는 소방서로부터 하루 한차례 식수공급을 받고 있다.

◇대책=경남.경북.전남지역은 가뭄대책으로 저수지에 물가두기와 지하수개발을 위한 관정작업등을 확대하고 있다.올봄 농사에 대비해 경남도는 1백억원을,경북도는 50억원을 투입,지하수개발을 위한 암반관정작업을 진행중이며 전남도는 농림부지원금 23억7천만원과 지방비 5억9천만원등 29억6천만원을 들여 지하수개발과 저수지 준설및 물채우기 사업을 준비중이다. [전국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