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원, 표독한 “뭬야” 이미지 제발 잊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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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뭬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배우 도지원을 잔뜩 치켜올라간 눈꼬리와 이 한 마디 대사로 기억한다. 2002년 사극 ‘여인천하’의 경빈 역은 그에게 많은 찬사와 영예를 가져다 줬다. 동시에 경빈 역은 그에게 이후 ‘토지’의 홍씨부인을 포함해 ‘내지르는’ 역할, 소위 악역만 몰리는 반갑지 않은 보너스도 선사했다.


지난 6년은 도지원에게 ‘경빈의 강렬한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시간’이었다. ‘발레교습소’‘신데렐라’‘사랑 따윈 필요없어’등 영화에 꾸준히 출연했던 것도 그래서였다. “왜 연출자들은 한 캐릭터가 성공하면 그 연기자한테 비슷한 역할만 자꾸 맡기려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현재 수목극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종합병원2’의 노도철 PD가 응급실의 수장 격인 응급의학과 스태프 송혜수 역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했을 때 잠깐이지만 머뭇거렸던 이유도 그래서였다. 혜수는 드라마 시놉시스(요약본)에 ‘여장부’라고 설명돼 있을 정도로 카리스마를 발휘해야 하는 역. 하지만 과거에 의식적으로 피하던 ‘센’ 역할과는 좀 달라보였다.

“한 마디로 멋있는 여자예요. 응급의학과 스태프는 대부분 남자가 한다던데, 그걸 여성으로 설정한 점부터 끌렸어요. 사람 생명을 다루는 긴박한 순간이 수시로 찾아오기 때문에 일에 대한 몰입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죠. 풀어진 모습을 보이면 응급실 기강이 서지 않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외과의사 도훈(이재룡)에게는 꼿꼿함을 풀고 여린 구석을 내보이죠. 제 성격하고도 좀 닮았어요. 숫기는 없지만 경쟁이 붙었다 하면 지기 싫어하는 악착같은 점이 있거든요.”

19일 방영된 첫 회 고시원 폭발사고 환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장면을 찍고 나자 ‘응급상황’이란 게 어떤 건지 온몸으로 느낌이 왔다. 특히 침상 위에 올라가 환자가 뿜어내는 피를 얼굴 등 온몸에 뒤집어쓰고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으로 그는 혜수라는 인물의 신고식을 확실하게 치렀다.

“침상 폭이 너무 좁아 양 무릎을 반쯤만 걸치고 (무릎으로) 환자 팔을 조이면서 버텼어요. 두 시간 여 동안 두 번밖에 못 내려가고 그 위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죠. 촬영 끝나고 사흘을 제대로 못 걸었어요. 너무 근육이 당기고 아파서요. 목소리도 완전히 쉬어버려서 다음 회 촬영 때 애를 먹었죠.” 가짜 피지만 뒤집어쓴 느낌은 묘했다. “뜨뜻미지근하고 끈적끈적해요.”

‘종합병원2’ 출연진은 촬영 시작 전 사흘 동안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의사들로부터 심폐소생술, 기관 삽입, 주사 바늘 꽂기, 꿰매기 등을 배웠다. 그중 하루는 병원에서 먹고 자며 의사들의 실제 동선을 따라다녔다. “사흘 되니까 다들 얼굴이 퀭하게 변했어요. 특히 응급실은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니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서 스트레스가 아주 심한 곳이더군요. 촬영장을 벗어날 때마다 무거운 기운이 얼마나 심한지 느껴져요. 종합병원 의사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글=기선민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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