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비서는 우직한 공부벌레"-제자가 본 황장엽 黨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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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참외를 항상 쓴맛이 나는 끝부분부터 먹어 학생들 사이에선 별명이.까꾸리 참외'였지요.밥해 먹는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늘 생쌀을 잡수셨어요.면장 집안으로 넉넉한 살림이었는데도 숙직실에서 먹고 자며 철학책에만 빠져있었습니다.” 46년 평양공립상업학교에서 이번에 망명한 황장엽(黃長燁.74.7회 졸업)비서로부터 2년간 배웠다는 최재경(崔在京.67.치과의사).오정주(吳貞柱.66.건설업).이응준(李應俊.66.인쇄업)씨등 15회 졸업생 3명은 13일 아침 일찍부 터 서울도봉구창4동 崔씨의 치과병원에 모여 추억을 나누고 있었다.
“출석부르는 일이 없었고 한번 본 책은 모두 외울 정도로 두뇌회전이 빨랐습니다.천재이자 기인이었고 철학자였습니다.학생들에대한 사랑도 각별했고 공자와 맹자의 사상을 좋아했지요.” 당시주산과 암산.경제학을 가르쳤던 黃비서는 과묵하면서도 특이한 교사였다는게 이들의 회고다.
崔씨등은“선생님이 서울에 오시면 축하 모임을 갖겠다.무사히 서울에 도착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김기찬 기자><사진설명> 황장엽비서의 평양상업학교 제자이자 후배인 오정주.이응준.최재경(왼쪽부터)씨가 졸업앨범을 보며 황씨의 모습을 회상하고 있다. 〈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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