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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 버스 37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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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00점 만점에 37점'.

우리나라 버스를 타본 외국인들이 매긴 점수다. 내국인들도 불편해하는 버스인 만큼 예상된 '낙제점'인 셈이다.

건설교통부가 최근 교통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외국인 150명을 대상으로 국내의 이동.편의시설 수준을 조사한 결과 종합성적은 100점 만점에 평균 52점이 나왔다.

부문별로는 버스가 37점으로 가장 낮고 보도 40점, 지하철 52점 등으로 골고루 '수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항터미널 및 호텔은 그나마 비교적 높은 63점을 받았다.

버스는 외국인이 볼 수 있는 안내표지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내리는 곳을 알려주는 외국어 안내방송도 전무하다고 지적됐다. 발착이나 정차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급정거와 난폭운전이 큰 문제로 꼽혔다.

외국인들은 또 보도에서 보행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걷다 보면 보도가 끊기거나 주차차량에 가로막혀 불편하다는 것이다. 육교나 지하도가 많은 것도 거동이 불편한 외국인이나 배낭족의 불만을 샀다. 걷다가 쉴 만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지하철은 상대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지만 짐을 들고 삼발이 형태의 개찰구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언급됐다.

이번 조사는 서울 이태원.인사동.경복궁 등 관광지와 인천국제공항 및 주요 호텔에서 외국인 가운데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 위주로 이뤄졌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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