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에 결백주장한 洪의원 거짓땐 '제2 장학로'꼴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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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0일 홍인길(洪仁吉)의원의 검찰소환을 지켜보는 청와대내 민주계 출신 비서관.행정관들은 축 처져있다.이들은“민주계가 허물어지는 기분”이라고 위기감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면서 洪의원 건(件)이 제2의 장학로(張學魯.전청와대 제1부속실장)수뢰사건처럼 될까 걱정하고 있다.이들은“洪의원은 대통령에게 누를 끼쳤던 張씨의 처신을 봤던 만큼 다를 것”이라고주장한다. 張씨의 경우 검찰 조사전에“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말했지만 거짓말임이 들통났다.그때 金대통령은“사내답게 처신하지 못하고…”라며 엄청난 배신감을 토로한 바 있다. 열흘전쯤 金대통령은 洪의원을 집무실로 불러 한보로부터 돈을 받았는지에 대해 직접 물어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洪의원은“그런 일이 절대 없습니다.각하 믿어주십시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金대통령은 친국(親鞫.왕조시대에 임금이 친히죄인을 신문한 것)하는 기분으로 洪의원의 총무수석시절 한보와의관계,민정수석실등 여러 경로를 통해 올라온 각종 소문의 진위를물었으며,洪의원은 부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전했다.洪의원이 청와대에 다녀온 뒤 청와대 내부에서는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한이헌(韓利憲)의원도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에 들어와 金대통령에게 결백함을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알려진 대로 金대통령은 한보사건이 터진 초기에 둘째아들 현철(賢哲)씨로부터 무관함을 확인한 바 있다. 그는“믿었던 인물이 의혹의 대상이 된 것에 金대통령이 오죽 답답했으면 직접 불렀겠느냐”면서“친국하는 金대통령의 심정을 헤아려볼 때 洪의원의 수뢰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 다수는 결백을 부인한 洪.韓 두 전직수석비서관의 말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한 비서관은“張실장도 마지막까지 그렇게 부인했지만 검찰을 나설 때는 수갑을 찼더라”고 상기시켰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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